가끔 봉사활동으로 찾는 학교가 있다. 이곳의 학생들과 글쓰기를 하는데, 서툴지만 기발한 아이디어와 신선한 시각으로 자신의 의견을 써내려가는 모습이 대견스럽다.
밝고 활기찬 교실의 재잘거림. 숙제와 시험을 고민하는 모습은 대한민국의 여느 학교와 다를 바가 없다. 차이점은 이곳 학생들의 부모님 중 한 사람이 외국에서 이주해온 다문화 가정의 자녀들이라는 것이다.
일반 학교에서 적응이 어려워 다문화 대안학교에 모인 친구들은 마음속에 상처를 안고 있다. 피부색과 눈동자가 다르다는 이유로 받는 괄시와 편견이 줄어들었다고는 하지만 청소년 시기의 끼리 문화에 융화되기란 쉽지 않아 보인다.
교육부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다문화가정 학생 비율이 전체 초·중·고생의 1%를 넘어섰다고 한다. 일반 학령인구 감소가 급속도로 진행되는 상황에서도 다문화 학생은 지속적인 증가 추세에 있다.
한국 가톨릭교회는 이번 주일을 ‘이민의 날’로 지낸다. 교구마다 어려움에 처한 이민자들을 돕거나 생활환경 개선을 위한 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있지만 정작 교육이 필요한 대상은 이들과 함께 살아가는 이주여성의 남편이나 가족 등 우리 원주민이 아닐까?
프란치스코 교황은 2015년 제101차 세계 이민의 날 담화에서 “이민자들의 처지를 더욱 인간답게 만들도록 사랑과 협력의 세계화로 응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교회가 넓은 마음으로 온 인류 가족을 향한 모성애를 드러내도록’, ‘성모님의 마음과 요셉 성인의 세심하게 돌보는 마음을 갖도록’ 요청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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