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대 종교 연구소 연구원들이 한자리에 모여 종교의 사회적 책임과 역할을 고민했다. 우리신학연구소와 조계종 불교사회연구소, 한국기독교사회문제연구원이 공동 개최한 세미나는 종교의 내적 쇄신과 올바른 사회 참여 방향을 제시하는 장이 됐다.
세월호 참사 1주기를 맞아 열린 이번 세미나에서 많은 의견들이 오간 것 같다. 그중 강조된 한 가지. “종교는 가난과 고통의 자리에 머물러 있어야 하며 바로 그곳에서 정의와 평화를 지켜내야 한다.” 정의와 평화를 지향하는 모습을 갖춰야 한다는 말이다. 요즘 종교들은 이런 모습을 지니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지 의문이 든다.
종교 기관들이 사회를 위해 많은 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웃돕기와 봉사, 올바른 삶의 가치관 제공 등 자선활동과 사회공헌 활동에 앞장서고 있다. 하지만 정의와 평화 실현을 위해 어느 정도 헌신하고 있는지 묻고 싶다. 종교의 사회적 책임과 역할에 대한 관심이 절실히 필요한 때다.
한국갤럽이 최근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전 국민의 50%가 종교인이다. 5000여만 명 중 2500만 명 이상이 종교를 갖고 있다는 말이다. 하지만 종교인이 많다고 해서 사회가 정의롭고 평화가 넘치는 것은 아닌 듯하다. 종교는 개인에게 구원의 빛을 비춰주는 동시에 사회구원을 위해서도 노력해야 한다. 프랑스의 사회학자 에밀 뒤르켐은 “종교는 희망을 열어주는 상징적 의식이며 사회는 종교로부터 시작됐다”고 했다. 종교가 사회적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음을 상징하는 말이다.
사회적 현상에 대해 침묵하거나 방관하는 종교가 되어선 안된다. 사회 문제에 대해 성실히 응답할 때 종교는 비로소 살아있는 모습을 지닐 수 있다. 우리와 함께하고 있는 종교들이 신뢰받는 모습으로 거듭나길 기대한다. 종교가 바로 서야 나라가 바로 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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