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천주교회는 매년 5월 인간 생명의 존엄성을 성찰하는 ‘생명주일’을 지내고 있다. 특히 올해는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회칙 ‘생명의 복음’ 반포 20주년이 되는 뜻깊은 해이다. 주교회의 생명윤리위원회는 이 뜻깊은 해를 맞아 발표한 담화문에서 ‘생명의 복음’이 담고 있는 생명 문화 건설의 촉구를 다시 한 번 상기시키고 있다. 특히 담화는 그리스도인들뿐만 아니라 모든 국민들이 각자 자기 삶의 자리에서 생명 문화 건설에 구체적으로 동참해주기를 간절하게 요청한다.
‘생명의 복음’은 현대 세계와 사회의 ‘죽음의 문화’에 대한 매우 긴박한 위기감에서 반포됐다. 경제적 풍요, 과학과 기술의 발전이 인류의 삶에 편리를 주지만, 우리는 그것들이 오히려 참된 가치, 인간 생명의 존엄성을 크게 위협하고 있음을 목격하고 있다.
작금의 우리 사회를 조금만 주의 깊게 들여다보면 우리는 생명이 얼마나 도전받고 있는지를 알 수 있다. 담화가 명시적이고 구체적으로 지적하듯이, 인간배아줄기세포 연구, 시험관아기시술, 세계에서도 손꼽히는 낙태 국가의 현실, 연명치료중단 제도화와 관련된 안락사 논란 등은 상시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죽음의 문화’의 대표적인 그림자이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생명이신 하느님을 고백하는 그리스도인들조차 교회가 가르치는 인간 생명의 존엄성에 온전히 동의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여러 설문조사를 통해서 나타나듯이 신자들까지도 생명을 훼손하는 갖가지 행위들을 거리낌 없이 행하고 있다. 이러한 시점에서 교회와 신자들은 회칙 ‘생명의 복음’을 다시 한 번 진지하게 배우고 익힐 필요가 있다. 생명이 소홀히 여겨져서는 사회도 교회도 무너질 것이기 때문이다.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