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교구는 5월 3일 인천 답동 가톨릭회관에서 제14회 노동자주일 미사를 봉헌한다. 미사 후에는 예년처럼 친교와 나눔의 시간을 갖는다.
그런데 올해에는 노동자주일 미사에 앞서 특별한 순서가 먼저 진행된다. ‘기억과 성찰-강화 심도직물 사건의 기억과 노동사목의 미래’라는 제목의 심포지엄이다. 1967~68년 발생한 강화 심도직물 사건은 인천교구 강화본당과 가톨릭노동청년회(JOC)가 중심이 돼 한국 천주교회 전체가 노동인권 옹호와 사회 참여에 나서는 계기를 부여한 역사적 사건이다.
벌써 50년이 다 된 강화 심도직물 사건을 심포지엄 주제로 택한 이유가 궁금해졌다. 1960년대와 2010년대의 한국 노동계 현실은 분명 다르기 때문이다. 1960년대 강화 심도직물 노동자 1200여 명은 하루 12시간 노동과 저임금에 허덕이면서 제때 식사도 하지 못해 노동자의 60%가 위장병에 고통받았다고 한다.
지금 한국사회는 최소한 밥을 굶는 일은 예외가 됐다. 그러나 비정규직 문제와 청년 실업으로 대표되는 오늘날의 노동 현안은 과거의 절대적 빈곤을 능가하는 ‘상대적 박탈감’을 한국사회에 드리우고 있다. 심포지엄 제목에 표현된 ‘노동사목의 미래’는 바로 상대적 박탈감을 줄이고 치유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오히려 과거보다 한국교회 노동사목이 더 바쁘게 움직여야 상대적 박탈감의 어두운 그림자가 거치게 될 듯하다.
강화 심도직물 사건을 과거의 일로 기억하는 데 머물지 않고 노동사목의 미래를 그 안에서 찾으려는 인천교구 노동자주일 심포지엄에 거는 기대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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