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5월 어버이날이 다가오면 누구나 생각나는 것은 어머니에 대한 애틋한 그리움일 것이다.
나의 어머니께서는 삼 남매 중 가운데로 태어나 11살 때 졸지에 외조부모님을 여의고, 고향에서 한참 떨어진 어느 집에 18살 때까지 살면서, 몸에 과한 노역에 시달리어 무척 고생이 많았다고 한다. 당시 어머니께서는 두 가지 고민이 있었는데, 한 가지는 행방을 모르는 형제를 찾는 일이고, 하나는 혹사를 당하는 그 집에서 해방되는 일이었다. 그래서 소문을 냈는데 누구든지 형제를 찾아주면 그 사람과 결혼하겠다는 것이었다.
우연한 기회에 그 동네에 들렀던 노총각이 이 소문을 듣고 찾아가 사실임을 확인하고, 가족을 찾아내어 만나게 해주고 약속대로 결혼을 하게 된 바. 그분이 내 아버지 되는 분이었다.
어머니와의 만남은 우연이라기보다는 하느님의 섭리라고 믿어진다. 그로부터 17년을 살면서 맏이 둘은 어릴 때 잃고, 자식이 없던 차에 내가 태어났으니 얼마나 귀한 아들이었겠는가!
이때 이웃에 사는 열심한 천주교 신자 가정에서 천주교를 믿으면 많은 복을 받을 것이라는 말을 하였는데, 이 말이 바로 ‘복음’, 기쁜소식이었던 것이다.
즉각 이 말을 받아들여 그 집에 살다시피하며, 세 가족이 함께 세례를 받아 천주교 신자가 된 것이다. 나를 올바르게 기르기 위해서 신자가 된 우리 가족은 대를 이어가면서 수계 생활을 열심히 하며 사제와 수도자를 배출하게 되었으니, 얼마나 큰 하느님의 축복인가! 부모님의 은혜에 감사할 따름이다.
7살 때에는 나의 교육을 위해서 외갓집이 있는 남해읍으로 이사를 가 초등교육을 쉽게 받을 수 있게 되었다. 이 밖에도 좋은 버릇을 길러주기 위해서, 특히 정직성 교육과 검약 정신을 길러 주기 위해서 힘쓴 점은 나에게 커다란 사람의 지침이 되고 있다.
어머니가 모범을 보여주신 기도와 사귐과 나눔의 삶, 그리고 전교에 힘쓴 점 등은 나에게 물려주신 귀한 유산으로 이어받고 있다.
어머니, 감사합니다.
어머니,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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