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1주기 추모 미사 취재를 위해 진도 팽목항에 내려갔다. 미사 후 유가족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그 자리에 앉아 있던 모든 이들이 눈시울을 붉혔다. “지금 주위에 있는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사랑한다고 해주세요” 아이를 잃은 부모의 당부는 절절하게 다가왔다.
그 후로 일주일이나 됐을까? 성당 뒷마당에 앉아 있다가 신자들의 대화를 우연히 듣게 됐다. 그 많은 돈 받았으면 됐지 더 달라고 시위하는 것을 이해 못 하겠다는 내용이었다. 정말 저렇게 알고 계신 분들이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 고민 끝에 생전 처음 뵙는 분들에게 말을 걸었다. 언론에 나온 그 액수에는 희생자들의 여행자 보험, 선박회사에서 들어놓은 보험금, 국민성금이 포함돼 당연히 받아야 하는 돈이라 설명했다. 그리고 왜 교회가 세월호 참사에 대해 이토록 관심을 갖고 있는지에 대해 이야기했다.
교회는 이 땅에 다시는 그 같은 비극이 일어나지 않도록 진실을 규명해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또한 사람보다 돈이 우선시되는 세상에 회개를 요청하고 있다. 먼저 우리 그리스도인들이 스스로를 돌아보고 반성해야 한다고 당부했음은 너무나도 당연하다.
한 사람 한 사람씩이라도 진실을 알게 된다면 언젠가는 모두가 진실을 알게 될 날이 올 거라 믿는다. 복음을 선포해야 할 우리 그리스도인들이 가지고 있는 희망도 이와 같지 않을까.
세상의 빛과 소금인 우리가 복음과 진실을 알리지 않는다면, 세상은 결국 부패할 수밖에 없다. 세월호가 침몰하고 있을 때 들려온 ‘가만히 있으라’는 그 말. 그 말로 인해 살 수 있었던 많은 이들이 목숨을 잃었다. 교회는 사회 일에 관심을 갖지 말고 ‘가만히 있으라’는 말과 ‘세상 끝까지 복음을 전하라’는 말 중 우리가 따라야 하는 말이 무엇인지는 명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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