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호남 화합을 위한 행사가 늘고 있다. 학술교류, 문인교류, 예술인교류 등. 친선 행사를 시작한 지가 그리 길진 않지만 다양한 분야에서 많은 사람들이 노력하고 있다. 교회는 어떤가? 교류의 흔적을 찾기가 쉽지가 않다.
이런 가운데 광주대교구와 대구대교구 젊은 신앙인들이 한데 뭉쳤다는 신선한 소식이 들린다. ‘5·18 정신 계승을 위한 도보순례’ 행사에 양 교구 청년들이 함께 했다고 한다. ‘5·18 민주화운동 기록관’ 등 사적지를 둘러보고, 민주묘역까지 도보순례도 하고 미사도 봉헌했다.
영호남 청년들은 하나같이 “만나보니 생각을 알게 됐다. 교회가 할 일을 제대로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고 한다. 만남이 중요하다는 것을 새삼 느끼게 한다. 젊은이들에게 지역감정이라는 멍에가 전해지지 않도록 하자. 쓸데없는 아픔은 기성세대에서 마무리 짓자.
지난해 한국을 찾은 프란치스코 교황이 전해 준 가르침이 무엇인가. 사랑과 평화, 위로, 용서, 화해, 희망, 양보, 나눔…. 이러한 가르침을 실천하려면 만나야 한다. 사랑을 하려면 만나야 하고 나눔을 할래도 만나야 가능하다.
원래 지역감정이나 지역정서라는 것은 어느 나라나 어느 시대에나 존재하는 것이다. 하지만 공동선을 마비시키는 지역주의는 없어져야 한다. 어떤 명분으로도 이를 고착화 시키는 행위를 용인해서는 안된다. 특히 정치인이나 언론이 지역감정을 일으키지 않도록 교회가 감시해야 한다. 지역감정이나 연고주의의 병폐를 훌훌 털어 버리는데 신앙인들이 나서자. 동서남북이 화합하는 새 시대, 새 정치의 장을 여는데 교회도 뭔가 해야 하지 않을까. 평화와 화해의 장을 여는데 하느님의 정의를 부르짖는 교회가 빠질 순 없다. 자주 만나야 정이 든다. 영호남 신앙인들의 교류가 많아지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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