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께서 지난해 8월 124위 순교자 시복미사에서 “한국교회가 아시아 복음화에 앞장서 달라”는 당부를 했다. 아시아복음화 관련해 한국교회 역할이 강조된 것이 처음은 아니지만 지난번 교황의 당부는 조금은 특별한 것 같다. 한국교회 여러 곳에서 응답을 하고 있다.
그리스도사상연구소 산하 동아시아복음화연구원도 교황의 요청에 구체적인 움직임을 보였다. 연구원이 생긴 이래 처음으로 학술 심포지엄을 개최한 것이다. 주제는 ‘한국교회 복음화 과업 성찰과 전망’. 동아시아복음화를 잘하기 위해 한국교회부터 살펴보자는 취지다. 공감한다. 남을 도우려면 우리 상황이 어떤지 알고 있어야 한다.
3월에 나온 한국갤럽 보고서(가톨릭신문 제2933호, 7면)에 따르면, 전체 인구에서 천주교를 믿는 사람은 10% 정도다. 개신교와 불교는 20%가 넘는다. 천주교 신자 중 1주일에 한번 성당에 간다는 사람은 59%, 하루에 1번 이상 기도한다고 답한 사람은 30%에 불과하다. 경전 읽는 신자도 많지 않다. 신자 증가율도 정체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교회 현실이다. 내실을 다져야 한다. 가진게 넉넉해야 나눔도 넉넉해진다.
한국외방선교회 김병수 신부는 심포지엄 주제발표에서 “해외선교는 우리 시각을 넓어지게 하는 동시에 한국교회가 더욱 성숙한 교회로 성장해 나가는데 있어 매우 큰 촉매제가 되어줄 수 있다”고 말했다. 동의한다. 더불어 교회의 선교 사명이 국내에서도 강조돼야 한다. 양쪽을 함께 개선시키려는 노력에 소홀함이 없어야 한다. 40년 해외선교가 부끄럽지 않으려면 우선 내실을 다지는 일에 전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아시아 선교의 가교 역할이 한국교회 임무라면, 우리나라를 복음화 시키는 일 역시 한국교회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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