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혼란과 공포가 숙지질 않는다. 여전히 정부를 못믿겠다. 초기뿐만 아니라 연속해서 실패만 하고 있는 것 같다. 어떻게 될지 앞날을 가늠하기가 쉽지 않다. 교회 움직임은 어떤가. 정부가 헤매고 있을 때 교회는 실질적이고 유익한 안내를 시작했다. 그 출발점은 각 교구들. 수원교구에 이어 전주와 부산, 의정부, 인천, 광주교구 등 잇달아 사목지침을 발표했다. 물론 주요 내용은 신앙생활에 관한 것이다. 주일미사 참례에 대한 안내를 명확하게 알렸고 각종 회합, 모임 등 교회 행사를 어떻게 할지 분명하게 공지했다. 신자들의 겪어야 할 여러 신앙적인 혼란을 없애 주었다.
교회가 신앙생활에 대한 갈등을 없앴다면, 정부는 가정과 사회생활에서 불러올 갈등을 없애줘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다. 아직도 갈팡질팡, 오락가락이다. 어떻게 생활하라는 건지 확실한 게 없다. 참으로 답답하다. 메르스라는 전염병이 큰 문제가 아닌 것 같기도 하고, 엄청 위험한 병인 것 같기도 하고, 시시각각 다르다. 전염이 무서워 병원들은 환자의 진료를 기피하고, 환자는 병원을 찾지 않고… 정부는 대안도 없다.
이런 가운데 가톨릭학원과 산하병원들이 메르스로 인해 고통받는 이들을 위한 합동미사를 봉헌했다. 의료기관의 정상적 기능 회복을 촉구하는 선언문도 발표했다. 참으로 고무적이다. 가톨릭의료기관만이라도 의료기관의 본연의 자세를 저버리지 않겠다는 다짐이다. 메르스 환자와 일반 환자를 구분하는 선별진료소를 마련하는 등 원내 감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한다. 국민들의 건강을 걱정하고 해결하려는 마음이 여실히 드러난다.
정부는 교회를 통해 배워라. 예기치 않은 어려움이 닥쳤을 때 어떻게 해야 하는지 원용해라. 전염병과의 전쟁에서 이기려면 소홀함이 없어야 한다. 교회처럼 최선을 다하길 거듭 촉구한다. 교회가 스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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