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이 지치고 힘들 때, 일이 뜻대로 되지 않아 주저앉고 싶어질 때 혼자만의 여행을 떠나는 것은 어떨까. 거창하게 짐을 꾸릴 필요 없이, 그냥 작은 배낭에 수첩과 물병, 카메라 정도만을 넣은 채 오롯이 혼자만의 길을 떠나보는 것이다.
나 홀로 떠나는 여행에서 굳이 목적지를 정할 필요도 없다. 덜컹거리는 기차를 타도 좋고, 낡고 허름한 시골 버스 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려도 괜찮다. 녹음이 짙고 무성한 산도 좋고, 가슴이 탁 트인 해변의 낭만도 나쁘지 않다. 자신과의 진솔한 만남을 찾아 떠나온 이 여행에서 어차피 최종 목적지는 바로 자신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여행지 곳곳에서 스스로의 내면과 조우하고, 끊임없이 질문과 해답을 갈구해보자. 나는 누구이며 무엇을 찾아 이 길을 떠나왔는지를.
나 홀로 여행은 세상을 만나는 또 하나의 창이 되기도 한다. 길에서 만나는 풍경과 사람은 이제껏 알지 못했던 새로운 세상으로 우리를 인도한다.
시골 오일장 국밥집 아줌마의 넉넉한 인심에서, 바닥에 고추와 오이를 늘어놓은 채 졸고 있는 촌로의 모습에서 인생의 겸허한 진리를 배울 수도 있다. 낯선 이들과의 예기치 않은 만남은 잃어버린 우리의 얼굴을 떠올리게도 한다. 여행길과 풍경과 우리네 삶의 모습이 오버랩 되는 것이다.
결국, 인생 역시도 혼자 떠나는 여행과 별반 다르지 않을 것이다. 나 홀로 떠나는 고독한 방랑의 길, 그 위에 놓인 것이 바로 우리네 인생인 것이다. 여행지의 길모퉁이에서 느꼈을 고독과 방랑, 희열과 같은 감정의 파편들을 우리는 인생의 수레바퀴에서도 시시때때로 만날 수 있다. 고독은 인간에게 사유의 폭을 넓혀주고, 예기치 않은 상황은 성숙을 선물한다. 오늘도 고독한 삶의 여행은 계속되고 있으며, 누구도 이 여행을 피해갈 수는 없다. 우리 모두가 여행의 종착지까지 무사히, 잘 도착할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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