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편교회의 역사에서 혹독한 박해 이야기를 찾아보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멀리 갈 것도 없이 한국 천주교회도, 일본 천주교회도 마찬가지다. 중국 천주교회의 경우에는 현재 진행 중이라 볼 수도 있겠다. 그러나 그 어떤 박해도 신앙을 완전히 뿌리 뽑지 못했다.
일본 나가사키대교구는 올해를 ‘신자발견’ 150주년으로 기념하고 있다. ‘신자발견’이란 일본에서 260년에 걸친 극심한 박해로 신앙이 완전히 사라졌으리라 여겨지던 때에 숨어서 신앙을 간직해오던 신자들이 발견된 사건을 말한다.
260년에 걸친 극심한 박해도 일본에 뿌려진 복음의 씨앗이 싹트는 것을 막지 못했다. 구전으로만 내려와 본래의 발음이 무엇이었는지도 모를 기도문, 관음상처럼 보이게끔 만들어놓은 성모상, 십자가를 새긴 조개나 돌멩이를 가지고 다니며 신앙을 지켜온 이들 덕분에 일본의 천주교회는 부활할 수 있었다.
이제 북녘교회는 사실상 없다고 보는 것이 맞지 않겠냐는 기자의 질문에 주교회의 의장 김희중 대주교는 “저는 북한에 비춰진 복음의 빛이 꺼지지 않았으리라 믿습니다”라 답했다. 또한 김 대주교는 신자발견 사건을 언급하며 260년의 박해도 견뎌낸 신앙이 70년의 박해에 무너질 리가 없다는 의견을 밝혔다.
북한에 남몰래 신앙을 간직하고 있는 신자들이 있다면 어떤 삶을 살고 있을지를 생각해봤다. 자식들에게조차 신앙을 전하기 조심스러운 상황에서 그들은 어떻게 믿음을 이어가고 있을까. 아무리 생각해봐도 답이 나오지 않았다. 다만 매일 오후 9시에 하는 기도 중 그들을 기억하기로 했다. 내가 세상을 이겼다고 말씀하신 주님께서 함께 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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