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민 주일이 다가왔다. 1995년 추계 정기총회에서 매년 7월 셋째 주일을 농민 주일로 제정한 후 1996년 첫 농민 주일을 지냈던 한국교회는 올해로 스무 번째 농민 주일을 맞이하고 있다.
당시 농민 주일 제정 취지는 하느님 창조사업에 꾸준히 협력하고 있는 농민들 노고에 감사하며, 농업과 농촌의 소중함과 도시 농촌이 함께 살아가는 공동체 정신을 일깨우고 실천하기 위해서였다. 1994년 농산물 시장 개방으로 어려움에 처한 농촌을 살리는 ‘우리농촌살리기운동’이 시작된 배경도 컸다.
20년이 지난 지금, 한국의 농업과 농촌 농민의 현실은 그 같은 교회의 노력과 관심과는 반대로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우루과이라운드(UR) 이후 농업지원사업이 반복됐지만 농업투자는 계속 감소하고 자산가액이 줄어들면서 성장 잠재력도 침식하고 있다고 우려한다. 농업생산은 20% 증가한 면이 있으나 농산물 가격이 39% 오른데 반해 농기자재 가격은 112% 올라, 실질 농업 총소득은 36% 감소했다. 농산물 수입이 두 배로 늘고 소비자 물가는 82% 상승하면서 비롯된 결과다. 이로 인해 도농 간 소득 격차는 40%에 이른다는 진단이다. 쌀 개방을 비롯 세계화 흐름에 따른 여러 위기들도 앞으로의 전망을 어둡게 한다.
금년 농민 주일 담화를 통해 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회 위원장 유흥식 주교는 ‘우리농촌살리기운동’의 적극적 동참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유 주교는 이러한 농촌 살리기 운동을, 농민들과 함께 살아가는 ‘연대’와 ‘형제애를 이룩하는 것’이며 ‘생명을 선택하는 일’이라 했다. 농업과 농촌을 살리는 일은 생명을 일구는 일이다. 우리와 후손들의 삶을 위한 것이다. 농민 주일을 맞아 연대와 실천, 그리고 함께 기도하는 자세를 새롭게 하자.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