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이 한국을 찾아 ‘8월의 크리스마스’를 선사한 지 이제 곧 1년이 된다. 교황이 이 땅에 선물한 기쁜 소식이 곳곳에서 소중한 열매를 맺어가고 있음을 본다.
한 예로 교황이 방한한 지난해 세례를 받은 사람은 총 12만4748명으로 전년 대비 5.0% 증가했다. 이처럼 2010년 이후 계속 줄어들기만 해온 한국교회 영세자 수가 5년 만에 반등한데는 교황 방한에 따른 ‘프란치스코 효과’의 영향이 적지 않았다는 게 일반적인 평가다.
1년이라는 시간이 흐르고 있는 이때 프란치스코 교황이 한국교회와 신자들에게 전하고 간 복음의 씨앗이 제대로 뿌리를 내려가고 있는지 돌아보는 노력의 필요성이 제기되는 것 또한 현실이다. 적지 않은 그리스도인들 사이에서 교황 방한을 한때의 추억이나 일회성 체험으로만 남기려는 흐름 또한 없지 않기 때문이다.
이러한 때 각 교구와 본당을 중심으로 당시의 감동을 되새기고 현재화하기 위한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는 것은 다행한 일이다. 교황이 남기고 간 가르침을 제대로 실천에 옮기기 위해서는 먼저 그 가르침에 담긴 정신과 뜻을 정확히 알아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교황 방한의 의미를 성찰하려는 노력이 선행되어야 한다. 이를 위한 기준은 이미 적잖게 나와 있다.
주교회의 한국가톨릭사목연구소가 지난해 주교회의 추계 정기총회를 앞두고 실시한 ‘프란치스코 교황 방한 이후 한국 천주교회 과제에 대한 조사’결과가 대표적이다. 이에 따르면 한국교회 신자들은 교회가 ‘가난한 이들을 위한 가난한 교회’, ‘복음의 기쁨을 사는 교회’, ‘세상의 정의와 평화를 구현하는 교회’로 변화돼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특히 가난한 이들을 위한 가난한 교회에 대한 바람은 여타 조사에서도 첫손가락에 꼽히고 있음을 눈여겨보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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