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8월 중순! 그날의 설렘은 아직까지 제 마음에 남아있습니다. 여느 날 같으면 곤한 잠에 빠져 있을 새벽 3시에 본당 신부님과 신자분들과 함께 서울 광화문으로 출발하였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을 뵙는다는 설렘에 잠을 뒤척입니다. 부푼 소녀의 마음을 간직한 채 교황님을 뵈러 광화문으로 향하며, 당신의 모습 안에서 하느님을 발견할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 광화문에 도착해서, 수 십 만의 인파들 모습 안에서 여기 모인 신자들이 교황님을 통해 예수님을 보려함을 느낍니다. 찰나의 순간으로 교황님을 뵙고, 인자하게 미소 지으셨던 당신의 얼굴을 기억합니다.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의 벗이신 프란치스코 교황님, 4박 5일의 짧은 일정 안에서도 우리 사회의 아파하는 이들과 그늘진 곳을 찾으신 당신을 기억합니다. 세월호 참사로 그늘진 우리 사회의 교황님은 빛이 되어 주셨습니다. “고통 앞에 중립은 없다”라는 말씀으로 신자뿐만 아니라 온 국민을 감동과 깊은 울림을 주셨던 당신의 모습 안에서 예수님을 봅니다. 그리고 장애인과 이주 노동자들을 찾아주시어 그들에게 위로와 힘이 되어주신 당신을 사랑합니다.
더불어 경제적인 어려움과 취업난에 허덕이는 청년들을 찾아주시어, 그들에게 희망을 불어넣어 주심에 감사드립니다. 아시아청년대회에서 “깨어있으라”고 말씀하셨고, 한반도의 아픔을 어루만져 주시며 ‘평화와 화해를 위한 미사’를 집전하셨던 교황님을 생생하게 기억합니다.
지금 저희 옆에 당신은 계시지 않습니다. 그러나 그날의 감동과 울림은 저희 모든 신자들 마음 안에 남아 있습니다. 모든 것은 사라지지만 당신께서 보여주신 사랑은 영원히 남는다고 믿습니다. 삶의 순간순간을 예수님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하시는 교황님을 닮아 저희도 ‘그리스도의 향기’를 전할 수 있는 신자들이 되겠습니다. 영·육간의 건강하시고 당신의 모습 안에서 더 많은 사람들이 하느님을 발견할 수 있기를 기도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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