쪽방촌을 가야 했다. 사람 체온에 육박하는 여름 열기를 등에 지고 좁은 골목길을 걸으니, 숨이 턱턱 막혔다. 글자 그대로 손바닥만 한 방들은 이미 찜통인 듯했다. 더위에 기진맥진한 이들이 하나둘씩 골목 틈 작은 그늘에 나와 누워있었다.
아이러니하게도 그다음 취재 장소는 특급호텔. 호텔 로비는 도심 피서를 즐기는 가족들로 ‘꽉’찼다. 한 끼 십만 원에 육박하는 식사를 하려는 이들이 줄지어, 커피숍 좌석까지 뷔페식당이 됐다. 씽씽 부는 에어컨디셔너 바람도 서늘할 정도였다.
‘이런!’ 탄식이 절로 나왔다. 극과 극의 모습을 연이어 마주하며, ‘내가 원하는 것’ 때문에 갈등하는 나를 발견했기 때문이다. 같은 날 기자는 “자신에게 편리함, 그것이 현명하게 사용됐을지라도, 일상과 안정을 넘어서 가난한 이들과 궁핍한 이들에게 가까이 다가가 순수하게 나눌 수 있을 때…”라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메시지를 읽고, 관련 기사를 쓰기도 했는데 말이다.
가난. 고백컨대 어렵다. ‘가난한 이들을 통해 복음화된다’는 말은 더욱 어렵게 다가온다.
기자의 눈에는 가장 가난하게 살고 있는 한 수도자에게 조언을 청했다.
“위장이 비어 배가 고파지자 손이 음식을 입에 떠 넣었습니다. 그렇다고 위장이 손에게 고맙다고 인사하진 않지요. 당연한 일을 했을 뿐이니까요.”
내가 가진 것을 이웃과 나누는 일은 이렇듯 너무 당연한 것이라고 설명한다. 단 “내가 가진 것을 하느님께서 주신 선물로 인식”할 때 가능하다고 설명한다. 하느님 것을 ‘내 것’으로 생각하는 오만함은 사랑 실천의 걸림돌이었고, 그래서 ‘어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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