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름달 둥근달~ 동산위에 떠올라, 어둡던 마음이~ 대낮 같이 환해요.”
곧 민족 최대의 명절인 추석이 다가온다. 추석을 떠올리면 제일 먼저 생각나는 것이 보름달이다. 그리고 이 동요가 저절로 흥얼거려진다.
유치원 시절에는 정말로 달 속에서 토끼가 방아를 찧는 줄 알고, 추석 달이 뜨면 집 베란다에서 동생과 달 속의 토끼 찾기 놀이를 하곤 했다.
‘둥근달’ 동요를 배우고 나서는 달을 쳐다보며 동생하고 경쟁이라도 하듯 목청껏 노래를 부르다, 옆집 아주머니에게 ‘조용히 하라’는 주의를 받기도 했다.
차례 음식 준비를 도우면서 엄마의 어린 시절 얘기를 듣는 것도 재밌다. 엄마는 할머니와 함께 장독대에 올라가 한껏 커진 한가위 보름달을 보며 소원을 말하곤 했다고 했다. 그때 엄마가 지닌 꿈은 무엇이었을까. 주름이 잡히기 시작하는 엄마의 얼굴에서 어릴 적 모습을 떠올리려니 웃음이 나오지만, 할머니와 엄마에 이어 나에게 까지 이르는 시간의 흐름이 참으로 소중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보름달을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이런 추억들이 새록새록 떠올라 마음이 풍요로워진다. 그 기억들은 내 마음의 보석 상자가 아닐 수 없다.
아직 세상의 어려움을 이야기하기에는 어린 나이이지만, 갈수록 각박해지는 모습들을 텔레비젼 뉴스로 접하면서 이혼, 청소년 가출 등 가족이 해체되고 있다는 소식들을 들으면서 뭔가 안타까운 마음이 크다. 주변 친구들 중에도 부모님의 이혼으로 마음고생하며 지내는 경우를 본다.
이번 명절에는 나부터 주변 친구와 이웃, 가족들에게 풍요로움을 먼저 나눠야겠다. 혼자 계시는 친척분도 찾아뵙고, 성당을 통해 친구들과 함께 주위 어려운 분들에게 음식도 전달하는 시간을 가져볼까 싶다. 그렇게 나부터 작은 것이라도 실천하다 보면 딱딱한 세상 풍경이 조금씩 부드러워지지 않을까. 둥근달 동요처럼, 마음도 대낮같이 환해지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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