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이 6일 삼종기도 전 말씀을 통해 바티칸 시국 내 두 개 성당을 난민들에게 내어주겠다고 밝혔다. 교황은 이 자리에서 “말로만 ‘용기를 내라’는 것은 부족하다”고 역설하면서 유럽의 모든 교구와 종교 기구에서 난민 가족들을 받아들이라고 요청했다.
난민 문제 해결을 놓고 유럽 전체가 통합된 의견을 내놓지 못하고 주저하는 상황에서 이슈를 제기함과 동시에 해결 방안을 실제 행동으로 보인 행보가 아닐 수 없다.
이 자리에서 “난민들을 환대하십시오. 가장 보잘것없고 버림받는 이들 가까이 가십시오”라고 설파한 교황은 이같은 결정을 통해 당신이 얘기한 바를, 버려진 이들의 ‘이웃’이 되라는 복음을 어떻게 실천해야 하는지 몸으로 보였다. 즉위 뒤 첫 방문지로 이탈리아 난민 기착지 람페두사 섬을 택했을 만큼 난민들의 인간적 처우문제를 일관되게 주장해 왔던 교황은 곧 있을 방미 기간 중에도 이주민 150명을 만날 예정이라 한다.
관심 있게 봐야 할 것은 이러한 난민 문제가 바다 건너 유럽 대륙의 일 만이 아니라는 것이다. 한국은 1992년 난민협약에 가입한 이래 유엔난민기구(UNHCR) 주요 난민 수용국 중 하나로 활동하고 있다. 1994년 이후 최근 7월까지 한국에 난민 신청을 한 이들은 1만2208명에 이른다. 전 세계적으로도 난민 인구는 지난 10년간 두 배로 늘어 6000만 명을 헤아린다. 이 숫자는 이제 인권단체들이 난민을 관리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섰다는 의견이 크다. 우리 모두가 새로운 관심과 연대의 시선으로 난민 문제를 바라봐야 한다는 얘기다.
교황은 “그리스도교적인 희망은 투쟁적이며 확실한 목적지를 향해 가는 사람의 강인함을 가진다”고 했다. 한국교회도 이 시대의 가장 가난한 사람들이라 할 수 있는 난민들 처지와 상황에 보다 관심을 갖고 구체적으로 연대의 힘을 보여줄 방안에 시선을 모아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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