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과 분단 70년이 된 올해 교회 안팎으로 다양한 행사가 펼쳐지고 있다. 한국교회사연구소도 ‘광복 70주년 기념 심포지엄’으로 그 행렬에 동참했다. ‘광복과 천주교회’를 주제로 연 이번 심포지엄은 ‘광복 전후 한국교회 모습을 조명해 보는 자리가 됐다. 근세나 근대 교회사를 주제로 하는 심포지엄은 많지만 광복과 관련된 심포지엄은 흔치가 않다. 일제 때나 미군정 시절 천주교회 모습이 그리 긍정적이지 못해서 그런건지, 중요성에 밀려 그런건지 알 수는 없다. 하지만 늦게나마 이런 자리가 마련된 건 다행이다.
심포지엄 소주제를 살펴보자. ‘1940년대 천주교회의 한국선교와 대한민국 정부수립’ ‘광복후 북한정권의 종교정책과 한국천주교회’ ‘미군정의 종교정책’. 이렇게 세 가지다. 현대 한국교회사의 중요 부분들이다. 발표하고 토론한 내용들도 다양하다. 정치불간섭주의로 일관한 프랑스 선교사들. 일제 탄압 속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던 한국교회. 대한민국 정부 수립에 공헌을 했다지만 그것이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 반공이데올로기로 인한 일제 잔재 청산 실패. 북한정권의 종교정책에 대한 대응 미흡. 남한이 공산화되어도 할 수 없다는 미국 수뇌부와 선교지인 한국을 지키려 했던 메리놀회와 바티칸의 활동 등 다양한 이야기들이 오고 갔다. 하지만 부족하다. 더 해야 한다.
한국교회사연구소 이사장 조규만 주교는 심포지엄 개회사에서 “우리 교회가 무엇을 해왔는지, 무엇을 해야 하는지, 고민하는 시간이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남북분단과 지역갈등, 빈부격차 등 우리 사회가 겪고 있는 여러 갈등의 원인을 고찰해 보라는 말씀이다. 잘못이 있으면 인정하고 지금부터라도 고쳐 나가자. 오해가 있으면 풀고, 잘한 게 있으면 칭찬받자. 이러한 작업에 최선을 다하자. 그렇게 해야 한국교회 미래가 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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