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 최대의 명절 한가위가 돌아왔다. 중추절(仲秋節) 가배(嘉俳)라고도 불리는 추석 명절 한가위는 한 해 농사를 끝내고 오곡을 수확하는 시기다. 그래서 명절 중에서도 가장 풍성한 명절로 꼽힌다.
연휴에 주말이 겹쳤지만 대체 휴무제 도입으로 어느 정도 시간적 여유를 느낄 수 있는 명절이 될 전망이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는 말처럼 모처럼 가족들과 정담을 나눌 수 있는 기회가 될 것 같다.
그러나 한편 이 같은 풍성함을 기원하는 마음과 달리 체감적으로 느끼는 경기는 여전히 싸늘하다. 메르스 여파가 사라지고 있지만 장기화된 내수 침체는 좀처럼 회복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는 의견이다. 그만큼 서민들에게는 추석 나기가 팍팍해질 수밖에 없을 것 같다.
이번 추석은 9월 순교자성월의 마지막 주일이기도 하다. 주지하는 바와 같이 한국교회 신앙 선조들은 박해의 칼날 속에서 어렵게 신앙생활을 하는 와중에도 나눔 연대의 삶을 사는데 전력했다.
철저한 일상의 기도생활과 함께 성경 교리를 통한 교회 가르침을 삶 속에서 그대로 실천했다고 알려진다. 쌀 한 톨이라도 이웃과 나누고 살았던 탓에 당시 사람들은 “천주학쟁이들이 사는 교우촌엔 굶어 죽는 이가 없다”는 말이 나돌 정도였다.
우리 신앙인들은 추석 명절을 지내며, 또 순교자성월 마지막 주일을 보내며 아름다운 명절의 전통과 의미를 나누는 것과 함께 이 같은 신앙 선조들의 나눔 실천 정신을 더욱 가슴에 깊게 새겨야 할 것이다.
‘이웃 사랑’의 가르침을 배운 대로 실천했던 순교 성인들 모습처럼 주변의 독거노인이나 복지시설에서 보호받고 있는 아이들 등, 명절을 쓸쓸히 보내야 하는 소외된 이들에게 다시 한 번 관심의 시선을 돌리자. “옷을 두벌 가진 사람은 못 가진 이에게 나누어 주어라. 먹을 것을 가진 사람도 그렇게 하여라”(루카 3,11)는 예수님 말씀을 따라 소외되고 어려운 이웃과 함께 나누는 추석 명절이 될 수 있도록 하자.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