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10월의 마지막이다. 이맘때가 되면 입가에 맴도는 노랫말이 있다. 가수 이용의 ‘잊혀진 계절’ 속 한 구절이다.
“지금도 기억하고 있어요~. 10월의 마지막 밤을~”
그리스도인들에게 10월은 전교의 달로 기억된다. 비오 11세 교황이 1926년 신자들의 선교 의식을 고취하고자 10월 마지막 전 주일을 ‘전교주일’로 정했고, 이날 특별 헌금은 교황청 전교기구로 보내져 선교 지역의 교회를 돕는 데 쓰인다. 한국교회는 1970년부터 이 달을 ‘전교의 달’로 보내고 있다.
그래서인지 해외선교사들의 이야기를 접할 기회가 유독 많은 달이기도 하다. 주교회의 해외선교·교포사목위원회는 10월 3일 ‘제6차 해외선교의 날’ 행사를 마련했고, 한국 살레시오회는 전교주일인 18일 ‘살레시오 선교의 날’을 진행했다. 이 자리에서는 선교사들이 전하는 생생한 현장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언어, 생활방식, 음식, 문화 등 모든 것이 낯선 곳에서 복음을 선포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선교사들의 얘기는 문명의 이기 안에서 안락하게 살고 있는 우리 그리스도인들의 마음을 뭉클하게 한다. 하지만 정작 선교사들이 강조하는 것은 따로 있다. 바로 ‘사명에 대한 기억’이다.
선교는 선교사만의 사명이 아닌 그리스도인 모두의 사명이다. 정신철 주교는 본지 전교주일 기획 좌담에서 “해외선교에 나서지 않더라도, 어떤 소명을 실천하더라도 근본적으로 내가 바로 선교사라는 의식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오지에서 복음을 선포하고 실천하는 선교사들뿐 아니라 생활 안에서 하느님 나라를 구현하는 우리 역시 선교사라는 의미다.
전교의 달을 보내며, 우리는 기억해야 한다. 그리스도인의 또 다른 이름이 선교사라는 것을.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