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을 순회하며 개최되는 한국평협 상임위원회에 가면 반가운 사람을 만납니다. 작년 늦여름 의정부교구 ‘참회와 속죄 성당’에서 파견미사를 마치고 자동차로 15분쯤 떨어진 식당에 갔을 때 한 자매님이 핸드폰을 성당에 두고 왔다며 발을 동동 굴렀습니다. 마침 그곳 사무장이 제 후배여서 샅샅이 찾아보라고 했지만 없답니다. 택시를 불러 찾으러 가기 직전 자매님에게 전화번호를 물어 걸어보니 가방에서 벨이 울렸습니다. 한바탕 해프닝이 벌어진 거죠. 그래서 제가 “이제부터 핸드폰 자매님이라고 부를게요” 하니 몹시 부끄러워하며 상기된 표정으로 “네” 하고 대답했지요. 인천평협 사무처 S자매님 이야기입니다.
이후 늦가을 부산 상임위원회 일정을 마치고 핸드폰 자매님 등 인천평협 회장단 일행과 고래수육 상어내장 곰장어구이 등 자갈치시장 대표 안주로 낮술을 걸치며 얘기를 나눴습니다. 예순을 훌쩍 넘긴 자매님이 어쩌면 그렇게 소녀처럼 쾌활하고 기쁘게 살 수 있는지 물었죠. 자그마해 결혼도 안 했고 부모형제도 없이 자라서 굉장히 외로웠는데 메주고리예 성지에서 성모님을 만나 크게 위로받았다고 웃으면서 대답합니다.
기쁜 낯빛은 보는 이들을 행복하게 합니다. 더욱이 그럴 처지에 있지 않은 이가 기뻐하는 모습은 하느님의 무한한 사랑을 드러냅니다. 사도 바오로도 필리피 신자들에게 보낸 짧은 서간에서 무려 16번이나 기뻐하라고 강조하십니다. 내년 밴댕이회 철이 돌아오면 인천으로 내려가 “기쁘게 사셔서 고맙고 더 많은 사람들에게 행복 바이러스를 퍼뜨리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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