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완을 다녀온 청년을 만나 타이완교회에서 미사를 드린 소감을 물었다. 타이완교회 특유의 전례가 있는지 궁금해서 한 질문이었다. 하지만 의외의 답을 들었다.
청년은 “미사시간에 어린아이들이 뛰어다니는 모습이 신기했다”고 답했다. 그냥 뛰기만 한 것이 아니라 소리를 지르면서 심지어 제대 쪽으로도 뛰어다녔다고 한다. 더 놀라운 것은 아무도 그 아이를 타이르거나 막지 않았다는 것이다. 청년은 타이완 친구에게 왜 아이를 말리지 않는지 물었다. 타이완 청년은 이렇게 답했다.
“하느님의 집에서 아이들이 뛰어노는 것을 하느님이 싫어하지 않으실 거야. 그리고 누구나 어릴 때는 뛰어놀아.”
그에 비해 우리나라 ‘하느님의 집’은 참 고요하다. 문득 한 본당에서 본 일이 떠올랐다. 강론 중 어린아이가 울어 잠시 강론이 중단됐다. 아이 울음도 그쳤고 강론도 이어졌지만, 한 신자가 아이의 엄마에게 “데리고 나가시죠?”라고 말했다. 아이 엄마는 얼굴이 새빨개져 황급히 성전을 나섰고 다시 들어오지 않았다. 성당은 다시 엄숙해졌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어린이를 사랑하는 모습은 다양한 미디어 매체를 통해 자주 만날 수 있다. 그중에서도 인상적인 것은 2013년 가정의 날 행사에서 어린이가 교황의 연설 중 제대에 올라간 모습을 담은 동영상이다. 아이는 교황의 자리에 앉기도 하고 교황의 다리를 붙잡기도 한다. 하지만 교황은 아이를 귀찮아하거나 막기는커녕 오히려 미소 지으며 쓰다듬었다.
예수님은 “어린이들이 나에게 오는 것을 막지 말고 그냥 놓아두어라”고 말씀하신다. 예수님이 막지 않는 어린이들을 우리가 막고 있지는 않은지 돌아봐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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