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느님의 오묘한 진리처럼 따사로운 밤의 향기를 맡다보면 무더운 여름이 오고, 그 무더위로 지칠 때면 조석으로 시원한 바람으로 옷깃을 여미게 되는구나. 그러면 늦은 가을 11월에는 붉은 단풍들이 산을 뒤덮는 시기에는 연령을 위한 위령성월이 성큼 다가오는구나.
당신을 떠올리며 기도를 드리곤 하지만 요즈음에는 꿈속에서도 잘 나타나지 않아 이렇게 몇 자 적어본다.
당신이 하늘나라에 간 지도 6년이라는 시간이 훌쩍 가버렸다. 당신이 하늘나라로 떠나 그 시간 동안 당신의 허전함을 조금이나마 채워줄 며느리 둘과 손주도 네 명이나 생겼다네. 아들, 며느리 다 착하고 열심히 잘살고 있고, 당신이 걱정했지만 아들 둘 다 성당에서 혼배미사도 했다네. 이 좋은 모습들 살아서 같이 봤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욕심도 한 번씩 가져본다.
늘 생각하지만 살아생전에 잘 해주지 못해 너무나 미안하다는 말밖에 할 말이 없구나. 그리고 같이 부부로 지내오면서 다툰 날도 있었지만, 행복할 때가 더 많았던 것 같구나. 생전에 ‘신앙은 장삿속으로 하지 말고, 항상 겸손하고 진실하게 신앙생활 하라고’ 당신이 나한테 해준 이야기를 떠올리며 그렇게 살려고 노력하고 있다네. 매주 성당에 혼자 가지만, 나는 당신이 내 옆자리에 앉아 있다고 생각하며 미사를 드리곤 하지. 그렇게 미사를 드리고 집에 오는 길은 더 풍요로운 마음이 가득 차 있는 것 같더군.
나도 언젠가는 당신 곁으로 갈 날이 있겠지. 언제가 될지는 모르지만 그때는 우리 같이 두 손 잡고 같이 미사 드리러 가자. 그동안 안녕…, 그곳에서 잘 지내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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