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청 수도회성 장관 주앙 브라스 지 아비스 추기경(João Bráz de Aviz)은 11월 17~20일 한국을 방문, 수도자들을 만났다. 한국교회 안에서 수도회의 정체성과 활동을 주제로 수도자들과 대화를 나눈 아비스 추기경은 이들에게 연대와 쇄신의 메시지를 전했다.
3박4일이라는 짧은 기간 동안 아비스 추기경은 또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추기경 면담, 문화체육관광부 김종덕 장관 오찬, 대전교구 신리·솔뫼성지 순례 등의 일정을 소화했다.
“교회의 가르침에 귀 기울이는 한국교회를 봤습니다. 예수 그리스도를 따랐던 수많은 순교자들의 힘이 한국교회에 얼마나 생생하게 전해졌는지 직접 체험할 수 있었습니다.”
봉헌생활의 해를 맞아 처음으로 한국을 방문한 교황청 수도회성 장관 주앙 브라스 지 아비스 추기경은 이번 방문이 한국 수도자들의 왕성한 활동과 열정을 느끼는 기회가 됐다고 말했다.
“1만2500여 명이 넘는 한국 수도자들은 견고하고 풍요로운 삶을 살고 있습니다. 또한 성소 감소와 수도자의 고령화라는 두 가지 문제를 안고 있는 서양교회와 달리 성장하고 있는 한국교회를 확인했습니다.”
아비스 추기경은 역동적인 한국교회의 모습을 긍정적으로 평가한 반면, 수도자들이 ‘소통’과 ‘연대’에 더욱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주교와 수도회 장상들의 관계, 본당 사제와 수도자 관계의 개선이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수도회의 카리스마는 본당 사제가 좌지우지할 수 없는데도 불구하고 그런 일들이 종종 일어나고 있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그래서 더욱 대화가 필요합니다. 사제와 수도자가 서로를 이해하고 협력하는 관계를 맺어나가기 위해서는 대화를 해야 합니다. 이러한 노력을 하지 않는다면 우리 교회는 ‘가난한’ 교회가 되고 말 것입니다.”
사회 참여 역시 소통을 바탕으로 지역교회가 결정한 방향으로 함께 걸어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교황청과의 대화를 증진시켜야 한다며, 교황청 수도회성은 언제든지 한국교회의 요청에 따라 도움을 줄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인구 감소에 따른 성소 감소 현상에 대해서도 그는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9000명이었던 회원이 제2차 바티칸공의회 이후 3000명으로 줄어 사도직에 어려움을 겪은 마리스타 교육 수사회의 이야기를 소개했다. 회원의 급감으로 관할 대학과 학교를 운영할 수 없는 상황에서 수도회는 대안으로 평신도 양성을 시작했다. 현재는 그들의 사도직을 돕는 평신도들이 전 세계에 5만 명 이상 활동하고 있다. 아비스 추기경은 이 사례가 한국교회를 비롯한 보편교회가 안고 있는 숙제를 해결하는 데 좋은 해결책을 제시해준다고 설명했다.
이번 한국 방문을 통해 수도자들과 교감을 나눈 아비스 추기경은 방한 기간 내내 ▲형제애 ▲양성 ▲복음으로의 회귀 등을 강조했다. 세계화와 신자유주의로 인해 삶의 양식과 문화가 바뀌고 기술과 과학이 발달된 이 시대에 수도자들이 이 세 가지 주제를 깊이 생각해야 한다고 책려했다.
“봉헌생활의 해를 맞아 전 세계적으로 다양한 활동들이 진행됐고, 앞으로도 계획돼 있습니다. 한국에서도 마찬가지고요. 하지만 무엇보다 이 기간 동안 형제애와 복음, 양성 등 봉헌생활을 심화하는 이 세 가지 요소를 고민하고 상기하는 시간이 됐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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