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학자 에이브러햄 매슬로는 인간의 욕구를 ‘생리→안전→애정→자기존중→자아실현’ 5단계로 나눈 후 인간은 낮은 단계의 욕구를 충족시키면 다음 단계의 욕구를 추구하게 된다고 주장했습니다. 인간 심리에 대한 탁월한 관찰이지만 더 큰 욕구 충족이 반드시 더 큰 행복을 보장한다는 주장은 절대로 아닙니다.
그러나 오늘날 많은 사람은 더 높은 단계의 욕구를 더 강도 높게 충족시키면 훨씬 더 행복해지리라 오해하면서 남의 행복뿐만 아니라 자신의 행복까지 짓밟으며 삽니다. 연일 신문 지상을 도배하는 부정부패와 불륜, 자살 관련 기사들은 타인과 자신, 나아가 공동체까지 파괴하는 빗나간 욕구 추구의 결과물들입니다.
욕구와 행복의 관계에 대해 복음은 아주 명확하게 이야기합니다. 40일 동안 단식하신 예수님께 악마는 “돌더러 빵이 되라고 해 보시오”라고 생리 욕구를 자극합니다. 이에 예수님은 “‘사람은 빵으로만 살지 않는다’고 성경에 기록되어 있다”고 대답하십니다. 또 악마는 예수님께 “성전 꼭대기에서 몸을 던져 보라”며 안전 욕구를 자극합니다. 이에 대해서도 예수님은 “‘하느님을 시험하지 말라’고 성경에 기록되어 있다”고 답하십니다.
우리의 자랑스러운 신앙선조, 특히 순교자들은 욕구 충족보다는 복음을 충실히 따르면서 행복해했습니다. 온갖 명리(名利)와 회유, 고문과 죽임까지도 하느님과 진리로부터 그분들을 떼어내지 못했습니다. 순교자들은 욕구 추구에 집착하지 않고도 행복했으며, 큰 고통을 겪으면서도 복음과 진리에 따라 천국으로 가는 계단을 당차게 밟으며 올라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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