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일 신자’라는 말을 흔히 한다. 성당 문 밖만 나서면 가톨릭신자로서 살지 않는 신앙인을 지적하는 표현이다. 그런 신자들이 생각보다 많다는 것이 문제다. 어떤 분은 “사회생활하면서 꼭 내 종교를 드러낼 필요가 있나?” 하고 말한다. 신앙과 삶을 분리하는 자세. 결국 세속에 찌든 자신을 합리화하는 모습들이 아닐까 하는 생각에 무거운 웃음을 지어본다.
부산교구가 지난 한 해 동안 사목지침으로 내건 ‘문화복음화의 해’는 이러한 세속과 물질주의에 찌든 거짓신자 모습이 아닌, 복음의 문화로 무장된 올바른 그리스도인으로 환골탈태하자는 취지에서 시행됐다. 생각과 말과 행위의 변화를 꾀하면서, 이것이 신자들의 길고 긴 복음 여정에 제대로 된 이정표가 되기를 바라는 의지에서 비롯됐다.
교구는 신심서적을 추천하고, 신앙적으로 도움 될 만한 영화를 선정하면서 신자들이 복음의 문화에 흠뻑 젖기를 바랐다. 각 본당에서도 꾸준히 음악회, 체육대회 등 다양한 문화행사를 준비했다.
이 움직임은 어느 정도 결실을 맺었다. 취재현장에서 만난 신자들은 마치 약속이라도 한 듯이 비슷한 말들을 쏟아냈다. “이런 좋은 책, 영화가 있는 줄 몰랐는데… 한번 접하니 또 접하고 싶어졌습니다.” “남을 돌아보는 기회가 됐습니다.” “그동안 저를 위해 기도했습니다. 이제는 하느님 뜻을 알기 위해 기도합니다.”
마음을 움직이는 책 한 권이, 영화 한 편이, 음악회가 우리 삶을 변화시킬 수 있다. 보다 하느님 뜻에 맞갖도록 인도하는 것이다. 물론 이 기회가 내 삶을 단번에 바꿀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생각해보자. 작은 방향전환이 목적지를 완전히 바꿀 수도 있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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