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이 밝았다. 2016년은 전 세계 교회가 함께 자비의 희년을 기념하는 의미 있는 시기이면서, 한국교회 차원에서는 수많은 순교자를 탄생 시킨 병인박해 150주년을 맞는 뜻 깊은 해이기도 하다.
서울대교구가 병인박해 포고령의 날인 2월 23일 개막 미사를 봉헌하고 ‘병인년 순교 150주년 기념의 해’를 시작하며 대구대교구, 의정부·수원교구를 비롯한 전국 교구와 주요 성지, 교회사 관련 단체에서도 다양한 행사를 통해 병인박해 150주년의 순교 정신을 기린다.
병인박해는 한국교회 역사상 규모나 희생자 수 면에서 가장 혹독한 박해로 알려진다. 조선조 말기 1866년에 시작, 1873년 대원군 실각 때 까지 계속됐던 이 박해는 처형된 순교자만도 8000~2만여 명으로 추산된다.
한국교회가 추진하고 있는 ‘이벽 요한 세례자와 동료 132위’ 시복시성 운동의 초기 순교자들 중 상당수가 병인박해 때 희생된 것으로 알려진다. 이들은 124위 순교 선조들 보다 먼저 신앙을 받아들이면서 한국 땅에 믿음의 씨를 뿌린 분들이기도 하다.
주지하는 바와 같이 한국교회는 순교자의 피를 씨앗으로 성장한 교회다. 그만큼 박해와 신앙 선조들의 정신을 어떻게 삶 속에서 살아내야 할 것인가는 한국교회 모든 구성원이 지닌 목표일 것이다.
그런 면에서 하느님 자비를 통한 쇄신의 발걸음을 재촉하는 자비의 희년에 병인년 순교 150주년을 맞게 되는 것은 의미심장하다.
하느님의 자비를 실천하도록 초대된 해에 그러한 자비를 세상에 드러내고 알리는 것과 함께 신앙 선조들의 피흘림과 고귀한 신앙 유산을 실제로 생활 안에서 나타내는 노력이 요구되는 한 해일 것 같다. 새해, 순교 정신을 다시 한 번 되새기며 자비의 실천에 앞장서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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