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다시 새해다. 사람마다 느낌이 다르겠지만 올해는 신앙인들에겐 조금 더 특별하다. 자비의 희년이 이어지는 한 해며 신앙선조들의 큰 아픔인 병인박해가 일어난지 150년이 되는 해이기도 하다. 할 일이 많다. ‘내마음의 북녘 본당 갖기 운동’도 활성화시켜야 하고 근·현대 순교자 81위 시복을 위한 기도도 끊임없이 바쳐야 한다. UN 기후변화 협약이 제대로 실행되게 하는 것도 이 시대 우리의 사명이다. 난민문제에도 적극적인 관심을 가져야 하고 세계주교시노드에서 결의한 신앙에 대한 배려들이 사목현장에서 실천되는지도 지켜봐야 한다.
굵직한 일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그런데 이왕 하는 일, 잘해야 한다. 잘하려면 프란치스코 교황의 세계평화의 날 담화를 참고하자. “하느님에 대한 무관심의 소산인 이웃에 대한 무관심은 개인과 공동체 차원에서 무기력과 냉담으로 나타납니다. 이는 불의와 심각한 사회적 불평등 상황을 조장하게 합니다.” 무관심의 폐해를 경고하는 말씀이다. 불의와 불평등, 갈등과 불만, 폭력 등은 무관심에서 비롯된다. 관심이 필요하다.
여기에다가 자비가 곁들여지면 더할 나위없이 좋다. 염 추기경은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끊임없이 베푸시는 자비를 일상생활에서 실천하는 것이 희년의 궁극적인 목적”이라고 강조했다. “너희 아버지께서 자비하신 것처럼 너희도 자비로운 사람이 되어라”는 루카 사도의 말씀을 생각하는 한 해가 되길 바란다.
관심과 자비. 이 두 가지만 갖추면 모든 게 해결된다. 이기주의와 물신주의가 없어지고 생명경시풍조가 사라질 것이다. 자연스레 평화와 사랑이 넘치고 정의가 꽃피는 세상이 된다. 하느님이 바라시는 모습이다. 명심하고 생활속에서 실천해야 한다. 그래서 더 큰 은총을 받는 한 해가 되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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