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몰아닥친 한파 속에 몸도 마음도 얼어붙기 쉬운 때다. 계속되는 경제 불황 속에 추위마저 걱정해야 하는 가난한 이들의 처지는 어떨지 돌아보지 않을 수 없다. 특히 올해는 홀로 사는 어르신이나 복지시설 입소자들의 겨울나기가 어느 때보다 힘겨울 것으로 보인다.
이렇듯 누구도 알기 쉽지 않은 어려움과 고통 속에 빛을 발하는 것이 그리스도의 사랑임을 우리는 알고 있다. 또한 가없는 주님의 사랑을 드러내고 몸소 살아가는 길이 나눔임을 잘 알고 있는 이들이 그리스도인이다.
나눔의 사회적 실천이라 할 수 있는 기부는 그 사회의 품격과 시민들의 의식 수준을 가늠하는 중요한 척도다. 선진국으로 대접받는 나라에서는 기부문화가 정착된 지 오래다. 기부에 동참하는 국민 비율을 보면 미국은 98%에 이르지만, 우리나라는 35% 수준이라고 한다. 갈수록 나눔 문화가 확산되고는 있지만 아직도 갈 길이 멀다는 반증이다.
최근에는 일상생활 속에서 쉽게 실천할 수 있는 다양한 기부 방법들이 개발돼 누구나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나눔이 가능하다. 어려운 이웃을 위해 밥값을 미리 내주는 ‘미리내운동’을 비롯해 스마트폰 앱을 이용해 게임을 하듯 즐기며 기부하는 방식이 대표적이다. 다양한 재능을 통해 이웃을 돕는 ‘재능기부’도 나눔을 통해 사랑을 전하는 좋은 방법이다.
그러나 기부는 기업체나 고소득층 등 가진 이들만의 전유물이 아니다. 작은 물방울이 모여 바다를 이루듯 조그만 정성이지만 정기적으로 나누는 것이 더 소중하다. 특히나 신앙인에게 나눔은 의무이기도 하지만 권리다.
새해, 참다운 그리스도인의 삶을 다짐하는 신앙인이라면 어떠한 계획들에 앞서 이웃과의 나눔에 좀 더 관심을 갖고 작은 실천이라도 꾸준히 이어갈 마음을 품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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