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교회는 자비의 희년을 지내고 있다. 희년의 기본 정신은 하느님 아버지께서 자비하신 것처럼, 우리 모두가 자비로운 사람이 되어 사랑과 자비를 삶 안에서 구체적으로 실천하는 것이다. 그리고 굶주리고 가난한 이웃을 위한 자선 실천은 자비의 가장 구체적인 표현이 아닐 수 없다. 그런 의미에서 희년에 맞는 해외원조주일은 각별한 뜻을 지닌다.
오늘날 세계 인구 70억 명 중에서 하루 1.25 달러 미만으로 생활하는 절대 빈곤층은 12억 명에 달한다. 굶주림으로 고통받는 이들만 해도 무려 8억 명이다. 기술과 문명의 발달로 진보된 세상을 자처하는 지구촌에서 이처럼 엄청난 수의 사람들이 먹을 것이 없어서 고통받는다는 현실은 실로 부끄러운 일이다.
가난한 이들을 원조하는 교회 공식 기구인 카리타스는 이미 지난 2년 동안 ‘인류는 한 가족, 모든 이에게 양식을’이라는 이름으로 범세계적인 빈곤 퇴치 캠페인을 벌여왔다. 국제 카리타스와 전 세계 200여 개 나라에서 활동 중인 165개국 카리타스 회원기구들이 주축이 돼 2025년까지 지구촌에서 기아를 퇴치하겠다는 목표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 한국 카리타스 역시 이에 적극 동참해 많은 이들이 굶주리고 있는 상황을 성찰하고, 음식물 낭비에 대한 인식과 삶의 태도 변화를 위해 노력했다. 사랑은 추상적이거나 이념적인 구호에 그치지 않고 삶의 실천으로 이어질 때 충만한 의미를 드러내기 때문이다.
자비의 희년을 살아가는 그리스도인들은 세상에 사랑과 자비의 얼굴이 되어야 하고, 이는 곧 나라와 민족, 인종을 넘어 모든 인류가 한가족이라는 확신으로 나눔을 위한 구체적인 실천으로 이어져야 한다. 지금은 때보다 가난으로 내몰리는 이웃들을 위해 덜 쓰고, 더 나누는 일상적인 연대의 삶을 적극적으로 살아야 할 때다.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