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가족이 모이는 민족의 대명절인 설(구정) 연휴가 막 지나갔다.
전쟁으로 인한 이산가족들은 해가 바뀔 때마다, 명절이면 특히나 흩어진 가족의 나이를 헤아리면서 생존 여부를 몰라 안타까워한다. 6·25전쟁이 끝난 지도 62년이 지났고, 1983년 이산가족 찾기 운동을 벌인 지도 30년이 넘었다.
그동안 남북한에서는 수많은 통일방안이 제시됐는데도 이산가족의 생사확인은 물론 편지를 주고받는 일조차 불가능한 현실이 계속되고 있다.
출연진들이 최선을 다하는 모습에 인기가 높은 ‘불후의 명곡’이라는 TV 프로그램 가운데 지난 신정 연휴인 1월 초에 방영된 ‘2016 희망의 찬가’편에서 가수 알리는 ‘누가 이 사람을 모르시나요’를 불렀다.
한 시청자는 “난 실향민도 아니고, 이산가족 찾기 방송을 본 기억도 없지만 듣고 있으면 왠지 눈물이 나오려고 한다”며 그 감동을 적었다.
이 노래는 1983년 전국을 눈물바다로 만들었던 KBS 이산가족찾기 생방송 프로그램의 주제가이기도 하고, 1960년대 중반 제작된 영화 ‘남과 북’의 주제곡이었다.
전쟁으로 남북한에 흩어진 가족 가운데 ‘납북자’란 북한군이 남한을 점령할 때, 미처 피난 가지 못했다가 북한으로 강제로 끌려갔던 인사를 말한다.
특히 북한군이 남한을 점령한 3개월 동안 거의 90%의 납북자가 발생했다.
한 피랍자의 부인이 “한강이 원수지요”라고 말한 것처럼, 1950년 6월 28일 새벽 한강 인도교의 조기 폭파 때문에 미처 피난을 가지 못해 서울에 갇혀 붙잡힌 경우가 많았다.
전시에 북한으로 끌려간 인사의 규모는 북한군에 의해 강제로 동원된 의용군을 포함해 9만 명이 넘었다. 정부에서는 ‘6·25전쟁 납북 진상규명위원회’를 설치해 이들 문제에 대한 본격적인 진상규명을 추진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은 2014년 3월 옛 동독 지역의 드레스덴 공과대학에서 평화통일 조성을 위한 3대 원칙 가운데 제1원칙으로 남북한 주민에 대한 인도적 문제의 우선적 해결을 제시했다. 이러한 문제에 대한 진전이 없는 가운데, 북한은 지난 1월 6일 벌써 4번째 핵실험을 강행해 한반도의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다.
남북한 신뢰회복을 위해서 북한은 핵실험이나 미사일 발사가 아닌 전쟁으로 인한 유산을 우선적으로 청산하는 것이 필요하다.
서울 혜화동 동성중학교에서 학생들을 지도하던 중 북한군에 의해 납치 당했던 30세의 정진구 신부는 지금까지 생존하고 있다면 벌써 90대 중반을 넘었다. 강제로 끌려간 젊은 20세 의용군 출신도 이미 80대 중반의 고령이 됐을 것이다.
더 늦기 전에 이들에 대한 생사확인, 인적 교류 등은 ‘그야말로 분단에 따른 인간적 고통의 완화’ 문제이고 남북한 사이에 친화력을 형성하는데 커다란 실마리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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