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뭘 알아야 쉬고 있는 신자들을 찾아가 회두 권면도 하고, 선교도 할 수 있는게 아니겠어요. 우리는 교리를 너무 몰라요.”
서울대교구 각 본당들의 ‘교회 가르침’ 공부 현황을 취재하던 중 인터뷰하게 된 한 본당 신자의 말이다. 그는 자신을 포함한 많은 신자들이 “교회 가르침을 몰라도 너무 모른다”고 했다. 그런 처지이다 보니 대화를 시작하자마자 바로 성경 구절이 술술 나오는 개신교 신자들에게는 말문이 막히고, 친구나 이웃이 가톨릭에 대해 물을 때도 교리를 설명해주기보다 “좋으니까 한 번 성당 나와 봐” 정도 권유에 그치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알아야 면장도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본당에 개설된 가톨릭 교회 교리서 강의가 반갑고, 이 기회에 제대로 배워볼 참이라고 했다. 의욕 넘치는 모습이 무언가 여운을 남겼다.
가톨릭 교회 교리서 서문을 참조할 때, 교회의 지리적 확장이나 수적인 증가는 물론 내면적 성장과 하느님 계획에 호응하는 작업이 근본적으로 ‘교리 교육’에 달려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그런 만큼 역사 안에서 교회의 쇄신기는 동시에 교리교육이 왕성하게 이뤄지던 시기이기도 했다.
자비의 희년을 지내면서, 전 교회가 예수님의 자비의 얼굴을 닮는 새로운 쇄신의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가르침을 배우고 이를 실천하려는 노력들도 그와 무관치 않은 듯하다.
영국 철학자 베이컨의 ‘아는 것이 힘이다’는 격언처럼, 신앙인들이 교회의 가르침을 공부하고 익히는 것은 세속주의가 난무하는 일상의 삶 안에서 신앙을 바르게 지키며 내적 성숙과 ‘새로움’을 이뤄갈 수 있는 근본적인 힘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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