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태어나서부터 죽을 때까지 비교와 평가 속에서 살아가는 듯합니다. 자신이 지구의 유일무이한 존재라는 엄연한 진실을 팽개치고, 스스로 비교하여 움츠러들거나 우쭐대고, 남들 평가 앞에서 얼어붙거나 안도하기도 합니다.
어린 날 어디서 주입되었는지 몰라도 ‘자신이 할 일은 자신이 하자’는 말을 들을 후부터, 저는 제 할 일을 혼자 해결하려 노력하면서 살아왔습니다. 그때부터 자신과 씨름하며 고군분투하느라, 저는 비교나 평가에 별로 연연하지 않는 편입니다. 간혹 “너, 왜 그래?” 시비 걸면 “내가 이리 사는데, 네가 뭐 보태줬어?” 하고 대수롭지 않게 흘려버립니다.
그러나 사회에 적응하고 살다보면, 때로 무자비하고 황당한 평가에 쓴물을 삼킬 때가 있지요. 제가 학생 때는 선생님의 일방적 평가로 끝났지만, 요즘은 학생과 선생이 상호 평가하고 정정을 요구하는 시스템입니다. 논문이나 책을 써서 발표하거나 번역서를 내려면 심사와 검열 과정을 거치고, 여기서 살아남지 못하면 헛짓이 되어버리죠.
학생들과 다시 만나는 새 학기를 맞아 “남을 심판하지 마라. 그래야 너희도 심판받지 않는다… 너는 어찌하여 형제의 눈 속에 있는 티는 보면서, 네 눈 속에 있는 들보는 깨닫지 못하느냐?”(마태 7,1-5)에 마음이 머뭅니다. 저는 언제쯤 예수님 가르침대로 살 수 있을까요? 과연 이 가르침대로 살 날이 오기는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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