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TV를 켜면 식상할 정도로 쿡방, 먹방 일색입니다. 셰프에 일반인까지 가세해 맛난 음식에 대한 한을 푸는 듯합니다. 그런데 그 안에는 진귀하고 특별한 음식에 대한 재미와 욕망만이 가득해 보입니다.
식욕은 과식을 불러 어느 때는 불편해집니다. 판토하 신부님의 「칠극」을 보면 식욕을 절제로 극복하면 다른 많은 욕망도 이길 수 있다고 합니다. 그만큼 식욕이 근원적이면서 강렬하다는 말이겠지요.
최근 한 드라마에서 깊은 감동을 받았습니다. 누명을 쓴 형을 잃고, 가난과 외로움에 찌든 한 소년에겐 가족과 함께 오므라이스를 먹고 싶다는 소망이 있었습니다. 소년을 지켜봐온 형사는 식당에 몰래 돈을 줘 소년이 언제든 오므라이스를 먹게 해줍니다. 커서 이 사실을 안 소년은 늘 혼자인 줄 알았는데 누군가 자신을 도와주고 있었음에 큰 위로를 얻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따끈하고 아름다운 ‘한 끼’로 느껴졌습니다.
교회는 오래 전부터 노숙자나 독거노인 등 식사를 해결할 수 없는 이웃을 위한 무료급식소를 운영해왔습니다. 겨울이나 초봄에 그곳을 가면 밤새 꽁꽁 언 몸으로 허겁지겁 밥을 퍼 넣는 많은 가난을 만나게 됩니다. 맛난 음식을 탐해온 내 욕망이 부끄러워지는 순간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늘 우리의 밥이 돼주십니다. 그래서 얼마나 감사한지 모릅니다. 앞서의 소년처럼 우리 곁에는 늘 우리를 돌보시며 허기를 채워주시는 그분의 돌봄이 있으니 말입니다. 다만 눈앞에 안 보인다고 안 계신 줄 착각하는 건망증과 의심이 문제겠지요. 이런 저를 돌아보며 이번 한 주는 어려운 이웃들을 위해 무료급식소에서 봉사하시는 많은 분들을 기억하고자 합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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