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성당 자매들과 바느질을 배우고 있습니다. 바느질을 시작한 이유는 순전히 1990년대 초반에 봤던 영화 ‘조이 럭 클럽’과 ‘아메리칸 퀼트’에 대한 동경 때문이지요. 마작, 또 퀼트를 매개로 모인 여성들이 서로의 삶과 질곡을 나누며 사랑과 화해로 향하는 스토리인데, 가족이 아닌 타인끼리 모여 아픔을 털어내고 울고 웃는 치유의 과정이 따뜻한 추억으로 남아 있습니다. 그 때문인지 바느질을 하며 웃고 떠들다 보면 봄날 아지랑이 같은 것이 가슴을 채웁니다. 그리고 따뜻한 뭔가가 속을 몽글몽글 데워줍니다. 그런 느낌이 마냥 좋습니다.
요즘 늘어나는 나홀로 가구를 달리 볼 마음은 추호도 없습니다. 다만 자꾸 혼자서만 하다 보면 공동체 안에서 서로를 사랑하는 기회를 잃을까 염려는 됩니다. ‘함께’는 부대낌이라는 불편함은 있지만 기쁨은 커지고 슬픔은 작아지는 치유가 일어납니다. 또 ‘서로’라는 거울을 통해 삶이 성숙해지는 선물까지 받게 되지요.
예수님께서는 홀로 무엇이든 이룰 수 있는 전지전능한 분이지만 항상 제자들과 군중 속에서 그들과 함께 살아가셨지요. 그 안에서 배신도, 억울한 죽음도 겪으셨지만 부활하셨을 때 제자 공동체를 찾아가 빵과 물고기를 나누셨지요.
소공동체 모임이나 단체 활동을 하다보면 안 맞는 사람, 미운 사람도 생기고 갈등도 빚어집니다. 하지만 뒤돌아보면 한층 성숙해진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입니다. 공동체를 통해 모난 구석이 둥글어진 덕분이겠지요. 나, 내 가족만 생각하는 팍팍한 세상 속에서, 교회 공동체를 소중히 여기며 살고자 애쓰시는 모든 분들을 기억하는 한 주가 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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