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2008년 4월에 세례를 받았습니다. 개신교에 다니던 같은 과 동기를 따라 교회에도 나가본 적이 있지만, 가톨릭에 대한 호감으로 천주교로 개종을 했습니다. 처음에는 성당을 계속 나갈 유인책들이 많지 않아서 잘 나가지 않았습니다.
성당에 꾸준히 나가면, 좋은 일이 많이 생긴다던 차동엽 신부님의 책 구절을 기초 삼아, 주일날 몇 번 성당에 가기도 했지만 주일 저녁 청년미사 시간에 하던 TV 프로그램의 유혹에 빠져 성당에 나가지 않는 경우들이 다수였습니다. 교회에 건의하건대 신자들이 계속 성당에 나오게 할 만한 매력적인 요소들을 제공해야 한다고 봅니다.
저는 20대에 늦은 사춘기가 와서 대학생활을 하며 많은 방황을 한 편입니다. 그래서 탈출구를 찾고자 학교 근처 낙성대동성당을 제 발로 찾아갔습니다. 그곳에서 새 신자, 청년들을 주로 상담하시던 김봉남 카타리나 자매님께서 저를 반갑게 맞아주셨습니다. 그리고 ‘왜 공부하는지’를 스스로 물으며, 살아가는 이유를 찾고자 한다는 저의 물음에 카타리나 자매님께서는 “아녜스는 큰 사람이 될 거야. 왜 공부하는지 생각도 안하고 그냥 무작정 공부만 하는 친구들도 얼마나 많은데”라고 하시며 제 안에 빛이 되는 말씀을 해주셨습니다. 그리고 당시 본당에 활성화돼있던 사랑방 모임에 일주일에 한번씩 나갈 것을 권해주셨습니다.
당시 여름방학이 막 시작되던 터라 저는 사랑방 리더였던 박병혜 안젤라 자매님을 소개받고서도 잘 나가지 않았습니다. 집이 있는 부천과 서울 낙성대동성당과의 거리는 1시간 반 정도가 걸렸기 때문에 방학 때 매주 목요일 저녁마다 성당에 나가는 게 쉬운 일만은 아니었던 것입니다.
그 후 어느 날, 저는 결심을 하고 제 삶이 달라질 방도를 실천해보기로 결심했습니다. 그리고 사랑방 모임에 나갔는데, 처음에는 약간 차갑게 보였던 안젤라 자매님의 말씀과 행동이 저에게 더 큰 빛으로 다가오는 것이었습니다. 주변 사람들의 영혼을 치유해주시는 게 꿈이라던 안젤라 자매님을 뵙고 성경과 생활 나눔을 하면서 저는 스물 세 살에 ‘회심’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을 하게 되었습니다. 제 삶이 하느님 중심으로 변화한 것입니다. 안젤라 자매님을 뵙고 제 과거의 상처들로부터도 많은 치유를 받았고, 집 근처 본당 전례부 활동을 병행하면서 저도 많이 성화되었습니다.
학업은 날로 일취월장했고, 대학졸업도, 취업도 연이어 잘 할 수 있었습니다. 저의 취업 소식을 듣고 ‘이렇게 기쁜 일이 있을까’라고 제 일처럼 기뻐해주신 안젤라 자매님께 참 감사하다는 말씀을 전하고 싶습니다.
카타리나 자매님, 안젤라 자매님, 감사하고 또 사랑합니다!
전 아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