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의 북녘 본당 갖기 기도시간입니다. 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위한 기도를 바치겠습니다.” 하루 두 번 반가운 문자메시지를 받는다. 바쁜 일상에서도 할아버지의 고향인 황해도 해주·장연본당을 묵상하며 언젠가 북녘 땅에도 화해와 용서의 삶을 실천할 수 있게 해 달라고 기도한다.
내 마음의 북녘본당 갖기 추진위원회는 분단 이후 북한 땅에 남겨진 57개 본당 공동체를 기억하기 위해 기도를 바치는 ‘내 마음의 북녘 본당 갖기 운동’을 펼치고 있다. 홈페이지(mynkchurch.co.kr)나 전화(02-727-2420)로 신청하면 누구나 일상생활 속 작은 통일운동에 동참할 수 있다. 문자메시지를 통한 기도뿐만 아니라 서울 명동주교좌성당에서 매주 화요일 오후 7시마다 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위한 미사를 봉헌할 수 있다.
가톨릭에서는 묵묵히 북녘 땅의 평화와 민족 화해를 위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서울대교구 민족화해위원회 부설 평화나눔연구소(sharepeace.net)는 평신도들 중에서 영성에 기반해 북한과 통일, 평화 등을 연구하는 청년 모임인 ‘토마스회’를 지난 2월 발족시켰다. 토마스회는 ‘동양평화론’을 주창한 안중근 의사의 숭고한 뜻을 기려 그의 세례명인 ‘토마스’를 모임명으로 정했다. 국내외 대학원에서 통일학, 북한학, 국제학 등 석·박사 전공 과정에 있는 20여 명이 한자리에 모여 매달 북한·통일·평화의 주제를 영성적 차원에서 다루는 연구모임과 학술연구논문 발표 워크숍을 개최한다.
얼마 전, 북녘 땅의 복음화와 통일 준비에 깊은 관심을 갖고 계신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추기경께서 토마스회 청년들을 대상으로 직접 장학증서와 장학금을 수여해 주셨다. 염수정 추기경께서는 분단으로 인한 이산가족들의 아픔을 언급하면서 앞으로 우리 학생들이 기도 안에서 더 많이 대화하고, 서로를 이해함으로써 평화를 사랑하는 마음을 키우기를 소망하셨다.
북한 복음화와 대북 인도적 지원, 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위한 기도운동을 체계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서울대교구 산하에 설립된 민족화해위원회(caminjok.or.kr)는 8월13일부터 6박7일간 ‘2016 평화의 바람, DMZ 국제 청년 평화순례’ 행사와 8월19일~20일 양일간 가톨릭대 성신교정에서 ‘2016 한반도평화나눔포럼’을 개최한다. 한국과 세계의 젊은이들이 국제평화를 위한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국제적 평화 달성을 위한 가톨릭의 역할, 분쟁 해결과 평화 구축을 위한 국제 사회의 노력, 한반도 평화현실 진단과 해법을 함께 모색해 보는 뜻 깊은 자리가 마련됐다.
우리는 기도 안에서 북녘 동포들을 느낄 수 있다. 우리 교회는 한반도 평화를 위해 다툼과 불신을 털어버리고 성경이 가르치는 화해와 용서의 삶을 실천함으로써 주님의 평화를 동북아시아의 항구적 평화로 잇는 빛과 소금이 돼야 한다. 강한 사랑의 힘으로, 평화를 세상에 전하는 용기 있는 신앙으로, 통일을 준비하는 작은 밀알로서 역사적 소명과 마주해야 할 것이다.
박현우(안셀모) 통일의 별(Uni Star)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