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려야 보인다. 막혀 있으면 열어야 한다. 동굴 앞에 커다란 돌덩어리가 가로막혀 있다. 인간의 힘으로는 재껴지지가 않는다. 「열려라 참깨」라고 소리쳐야 열린다. 열려라 콩, 열려라 밀아 그래도 안 된다. 왜냐하면 열쇠 개념이 틀렸다. 우리 시대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근본 열쇠는 무엇일까?
WHO가 발간한 통계에 수록된 32개 주요국가들과 비교해 보면 교통사고와 간암은 우리나라가 세계 1위를 차지했고, 위암은 세계 4위, 만성간질환은 세계 3위를 기록하고 있다. 이것뿐만이 아니다. 성폭력은 어떤가? 암은 특히 개인의 국소병이 아니다. 암은 정신병이고 우리나라 사회 전체가 암에 걸렸다. 그것은 반생명 또는 생명파괴이다. 이미 위기의 수위를 넘고 있다. 전 지구의 차원에서 반생명의 악마적 경향이 우리를 지배하고 있다. 농약공해, 화공약품, 정복, 파괴, 소음, 전쟁, 폭력, 고갈, 개발에서부터 사디즘, 마조히즘, 절망, 냉소 비판, 경멸, 증오, 자학과 피학, 기만에 이르기까지 이러한 악마적 경향은 눈에 보이는 일체의 물질현상에서만 일어나는 것만이 아니고 인간의 내적 외적 삶, 사회생활, 문화, 병적인 생활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선교 3천년을 앞두고 이제 우리 교회는 이 문제를 풀어야 한다. 막힌 곳이 있으면 성령이 흐르도록 해야 한다. 근본개념을 찾아내고 열쇠를 끄집어내야 한다. 주체적이면서도 총체적인 그리고 부분적이면서도 전체를 해결할 수 있는 즉 큰 돌덩이를 옆으로 치울 수 있는 개념을 찾아볼 수 있지 않을까? 구약과 신약 전체를 꿰뚫고 우리 현대 세계의 문제를 총체적으로 해결할 뿐 아니라 사회적 실천을 유도 해낼 수 있는 근본적인 열쇠개념이 필요하다. 더 중요한 것은 현대 인간은 새로운 종교적 패러다임(Paradigm)을 찾고 있다는 것이다. 과연 우리 교회가 그러한 지혜를 줄 수 있을까? 창조를 중심으로 하는 영적 전통이 그러한 필요와 패러다임을 제공할 수 있을까?
있다고 본다. 그것은 생명이다. 열려라 생명! 바로 그것이다. 에파타 생명이다. 악마적 경향을 극복할 수 있는 근본적인 개념은 생명이라고 할 수 있다. 이제라도 강생신학이나 십자가신학에서 창조를 중심으로 한 영성으로 나아갈 필요가 있다. 생명에 대한 경외를 영적인 차원뿐 아니라 공동체적이고 사회를 개혁하는 열쇠의 외적활동에 있어서까지도 생명운동을 일으킨다면 교회도 쇄신되고 지구촌의 위기도 극복될 수 있다고 본다.
아나빔(Anawim) 영성 성 곧 가난한 자, 억압받는 자, 태아와 여성, 나무와 숲, 지구세계, 소수 원주민, 농민, 젊은이, 실업자, 환경 난민 등 모든 중생을 답지하는 아나빔 영성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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