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여러분, 우리는 이제 다시 새로운 한 해를 맞이합니다. 시간이란 연속적인 것이어서 원래는 토막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사람들은 그것을 한 해, 한 달, 하루와 같이 나누어 생각해 왔습니다. 그것은 참으로 슬기로운 일이었습니다. 자주자주 우리의 삶을 반성해 보고, 또 새로운 생활을 계획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옛말에도 하루의 계획은 아침에 세우고(일일지계재어신), 한 해의 계획은 봄(한 해의 처음)에 세운다(일년지계재어춘)고 했습니다. 실로 한 해의 들머리는 계획을 세우고 삶을 설계하는데 그 의미가 있는 것입니다.
새해를 맞이하여 여러분은 어떤 계획을 세우고 있습니까? 올해는 어떤 모습의 삶을 살려고 합니까? 말할 것도 없이 더 부지런하고 더 착하고 더 공부 잘 하고 그리고 신앙생활에 더 성실한 사람이 되고자 하겠지요? 좋은 계획입니다. 마땅히 그래야 합니다. 나는 여러분의 그런 계획에다가 이런 이야기를 더 보태어 새해 선물로 삼고자 합니다.
예수님 「최후의 만찬」그림을 가만히 보면 예수님의 두 손이 그려져 있습니다. 한 손은 주먹을 쥐고 있고, 다른 한 손은 손바닥을 펴고 있습니다. 주먹은 죄인 유다를 향한 분노와 징벌의 의미입니다. 그러나 부드럽게 펴고 있는 손은 용서와 화해와 포용의 상징입니다.
우리는 예수님의 제자입니다. 그러므로 예수님의 이 가르침 또한 배워야 합니다. 불의를 보고 분노하는 정의감을 가져야 하고, 그와 동시에 모든 것을 용서하고 화해하고 포용할 줄도 알아야 합니다. 이 두 가지는 서로 모순된 것 같지만 우리가 함께 갖추어야 할 덕성임에 틀림없습니다.
이야기를 하나 더 하겠습니다
이스라엘의 요단강 근처에 「사해(死海)」라는 큰 호수가 있습니다. 그 이름은 「죽음의 바다」라는 뜻입니다. 이 「사해」에는 사방에서 물이 들어오기만 하고 흘러 나가지를 않습니다. 그래서 결국 죽음의 바다가 된 것입니다. 사람도 마찬가지입니다. 사랑을 받기만 하고, 제물을 내 주머니로 끌어들이기만 하고 남을 위해 자선을 베풀지 않는다면 「죽은 인간」이 될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그런데, 그 사해와 가까운 곳에 또 다른 호수가 하나 있습니다. 이 호수에는 한쪽에서 물이 흘러 들어오고 다른 한 쪽으로 흘러 나갑니다. 이 호수의 이름은 히브리어로 되어 있는데 「살아 있는 바다」라는 뜻이랍니다. 사랑도 재물도 받은 만큼은 남을 위해 나누어 주어야 비로소 「살아있는 인간」이 될 수 있다는 뜻이지요.
여러분은 「죽음의 바다」가 되려고 합니까? 아니면 「살아있는 바다」가 되려 합니까? 우리가 맹목적이고 무가치한 삶을 사느냐, 생명 있고 값진 삶을 사느냐 하는 것은 우리 스스로의 선택에 달려 있습니다. 가장 어렵고 가난한 자에게 베풀어 주는 것이 곧 예수님을 섬기는 길이라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
사랑하는 어린이 여러분.
올해는 나라살림도 새 대통령이 취임하여 새로이 시작하는 뜻깊은 해입니다. 우리도 착하고 부지런함은 물론, 정의를 위한 용기를 갖고, 이웃과 화해하고 그들을 포용하는 사람이 됩시다. 그리고 욕심만 부리지 말고 남을 위해 자선을 베풀고 희생하고 봉사하는 크리스찬이 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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