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기적…★
신부님이 바오로 씨에게 물었다.
『만일 바오로 씨의 아내가 벙어리인데 첫 영성체 후 말을 할 수 있게 되었다면 기적이라고 하겠지요?』
『아니요』
『그럼 어때야 기적이랄 수 있겠습니까?』
『첫 영성체 후 마누라가 갑자기 벙어리가 된다면 몰라도……』
★…전위 예술품…★
본당 신부님은 예술적 안목이 무척 높으셔서 당신의 응접실엔 꽤나 난해한 미술품들이 수두룩하니 걸려 있다.
평소에 좀 잘난 척 하는 부인이 영적 상담차 본당 신부님 방에 들어서기가 무섭게 호들갑을 떤다.
『어머나 세상에 우리 신부님 정말 미술에 조예가 깊으신가 봐』하며 이쪽 저쪽을 살피며 추상이 어떻고 전위가 어떠니 하며 떠들어 대다가 흰 플라스틱 판 앞에서 걸음을 멈추었다.
그 프라스틱 판 중앙에는 갈색의 또 다른 플라스틱 꼭지가 윗쪽으로 비스듬히 붙어 있었다.
『신부님, 이 작품은 정말 훌륭한 것 같군요. 뭐랄까 한 마디로 축약된 어떤 힘 같지 않으세요?』
『자매님, 그건……』
『이 작품의 제목을 작가는 뭐라고 붙였었나요?』
『아무 제목도 안 붙였습니다』
『그럼 신부님께서 이 작품에 제목을 붙이신다면 뭐라고 하시겠어요』
『그야 전기 스위치라고 붙여야겠지요』
★…식사 전 기도…★
어떤 계층의 신자들과도 잘 어울리시는 본당 신부님이 바오로 씨 댁에 초청되어 오셨다.
바오로 씨는「신부님께선 어떤 술을 좋아하실까?」하고 궁리하던 끝에 지난 주 경로잔치 때 노인들과 어울려 소주를 맛있게 드시던 모습을 떠 올리곤 밥상 위에 소주병을 몇 병 올려 놓았다.
살림이 넉넉한 바오로 씨가 겨우 소주만 몇 병 내어 놓은 게 내심 괘씸하던 차에 바오로 씨가 신부님께 식사 전 기도를 청했다.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하시며 성호를 그을 때부터 두리번거리시던 신부님께서 이윽고 목소리를 착 가라앉혀 가로되, 『은혜로이 내려주신 이 음식과 찬장 속에 있는 양주에게 강복하소서……!』
★…말 되나? …★
『할머니도 애기를 낳아 보셨어요?』하고 분도가 물었다.
『그럼, 네 아빠와 삼촌, 그리고 고모들을 낳았지』
『우와! 할머니는 전부 어른들만 낳았네』
★…점 수…★
분도가 다니는 주일학교에선 대축일 판공 때마다 기말고사처럼 교리 시험을 친다.
평소 교리 공부를 하나도 안 하고 야구놀이만 하던 분도가 시험지를 받아보니 하나도 아는 문제가 없었다.
그래서 그냥 백지로 낼 수가 없어서 답란에「그래도 주님은 모든 것을 아십니다」하고 써 냈더니 채점된 점수는 다음과 같았다.
「주님은 백 점, 너는 빵 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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