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그리스도왕 대축일에 견진성사를 받았다. 나는 내 나름대로 큰 의미를 부여해놓고 이 견진성사를 준비해왔었다.
내가 세례성사를 받은 것이 14살때로 기억된다. 부모님께서 세례성사를 받으시면서 덤으로 받은 것이었다. 신앙이 무엇인지 깨달음이 없는 상태의 어린나이라서 그랬는지 지금 기억으로는 약2년정도 그런대로 주일의무를 지키다가 언제부터인지 모르게 하느님의 자녀로 새로 태어났다는 것조차 잊어버리고 살아왔었다. 그리고 25년의 세월이 흐른 지금에 와서야 회개의 눈물과 함께 주님을 다시 찾게된 것이다.
아마 8년전쯤 일이다. 우리 가게에 물건을 사러오신 수녀님 한분을 뵌적이 있다. 그날밤 나는 미묘한 설레임과 괴로움으로 밤새도록 이불을 뒤척이며 소리없는 흐느낌으로 베게를 전신적이 있었다. 그무렵부터 내 가슴 속 한 구석에 이따금씩 바람소리가 들리곤했다. 허전함과 외로움, 냉담에 대한 두려움에 떨고있는 나를 발견하곤 했었다. 나의 이러한 모습에 무신론자인 남편의 지독한 반대가 수그러져『함께 성당에 나가자고만 하지 않는다면 성당에 다녀도 좋다』는 허락을 받고 성당에 나오기 시작해 지난 2월 관면 혼배를 받았다.
지금 나는 새로 태어난 기쁨으로 하루하루를 정말 즐겁게 살고있다. 그리고 하느님께 대한 남편의 무관심이 언제나 나를 섭섭하게 하지만 자비로우신 주님께서 죄인인 나를 그토록 넉넉한 사랑으로 다시 부르신 것처럼 남편도 언제가는 그렇게 당신앞으로 불러주시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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