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명중 1명의 어린이가 성적 폭행을 당하고 있다. 4명중 1명의 여성이 남편으로부터 매를 맞고 있다. 7명중 1명이 남편으로부터 성적폭행을 당하고 있으며 6명중 1명의 여성이 남성들에게 강간을 당하고 있다. 이 놀라운 수치는 다행히도(?) 우리나라의 것이 아니다. 세계 최강대국임을 자랑하는 미국의 최근 통계수치이다.
그렇다고 우리나라에서 매맞는 여성, 학대받는 어린이의 숫자가 적다는 얘기는 물론 아니다. 매스컴이 심심치 않게 보도하는 사건중 우리를 놀라게 하는 내용이 바로 여성 학대ㆍ어린이 폭행관련 사건이기 때문이다. 바로 얼마전에도 우리는 친아버지로 부터 십수년이 넘도록 성적 폭행을 당해온 자매가 아버지를 고발할 수 밖에 없었던 기막힌 사연을 접하지 않았는가.
최근 가톨릭 여성복지 사목위원회가 마련한 가정 폭력에 관한 특별세미나, 「가정폭력 어떻게 도울 것인가」는 매맞는 여성이나 학대받는 어린이 문제는 너와 나, 우리의 문제이며 교회는 가정폭력의 예방과 치료를 위해 적극적인 사목을 펴나가야 한다는 결론을 내리고 있다. 가정폭력 예방치료에 관한 권위자이며 여성 목사이기도한 미국의 마리 포춘목사를 초빙, 마련한 이번 세미나는 매맞는 여성이나 학대받는 어린이에 대한 문제의식이 크게 부족한 우리사회에서 특별히 교회의 역할을 부각시키고 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끌고있다.
앞서 지적했듯이 이번 세미나는 우리나라의 가정폭력 수준이 가히 세계적이라는 사실을 다시 한번 일깨워 주었다고 말할수 있다. 각 기관 실무 담당자들의 사례발표를 통해 밝혀진 바에 따르면 가정 폭력에 관한한 우리나라가 가히 선진국 대열에 낄수가 있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어쨌든 우리는 이번 세미나가 제시한 교회의 역할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흔히 오늘을 일컬어 가정의 위기 시대라는 말들을 하고있다. 과장이 섞이긴 했지만 돌아가는 사회적 상황을 살펴보면 가정의 위기라는 단어는 진정 실감이 날 정도다. 만일 가정이 견고하다면, 만일 가족 구성원 각자가 신뢰와 사랑으로 뭉쳐있다면 과연 지금 우리가 경험하고 있는 이 같은 사회적 붕괴의식은 존재할수가 있을까.
따라서 가정폭력으로 인한 가정파괴를 막기위해 교회의 개입과 역할이 보다 크게 요청된다는 주장은 상당한 설득력이 있다고 생각된다. 가톨릭이든 개신교든 이땅의 크리스찬들은 대부분 가정이라는 공동체안에 속해있다. 만일 교회가, 교회의 사목자들이 여성폭력이나 어린이 학대를 가정공동체의 존립 문제로 확대해서 볼수있는 안목이 생긴다면 현재 우리가 겪고있는 가정폭력, 가정파괴 이로인한 사회적 불안들의 단어들은 생소한 낱말이 될지도 모른다.
가정이 건강하면 사회가 깨끗하다는 사실은 강조의 여지가 없다. 건강한 가정을 위해 노력할 수 있는 사회적 자원치고 교회만한 곳도 드물다. 교회야말로 정신적ㆍ인적ㆍ물적인 것을 포함, 매맞는 아내와 학대받는 아동을 돕고 아울러 건강한 가정을 지켜줄수 있는 최상의 보루가 될 의무가 충분하다는 사실을 이번 세미나는 극명히 보여주고 있다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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