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만큼 받고싶고 뺏긴 만큼 빼앗아오며, 네가 모질게 했으니 나도 모질게 한다는 식의 사고 방식이, 여러가지 이해관계가 얼키고 설킨 사회생활에선 오히려 더 나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며 회의하고 갈등하고 번민한 시간들…
그러나 어느새 주지않고도 받기를 원하고 빼앗길까 두려워 먼저 빼앗고 생각없이 모질게 행동해 온 자신의 모습. 적어도 바보가 아니라는걸 보여줘야지 하는 강박관념에 자신을 돌보기를 등한시 한 채 밖으로만 향했던 시선들을 주님나신 기쁜 날을 맞아 서서히 안으로 거둬들일때가 온 것 같다.
누구에게나 있는 아픔을 모르는 척 다독여주고, 다소 모자라는듯이 보여지는 것에 아랑곳하지 않고 먼저 내어주고 먼저 사랑하며 가는 해를 정리하고 오는 해를 맞아야겠다.
또 한번의 해를 바뀌어 살결에 와닿는 바람이 제법 훈훈하고, 큰 꽃 작은 꽃 할 것없이 마악 움트려는 어느 즈음엔 누구누구의 딸이 아닌, 아내의 이름으로 또한 며느리의 자리에 서게될 사람으로서, 가슴떨리는 설레임과 기대감보다는 잘 해낼수 있을까라는 의혹과 함께 두려움이 큰 것도 사실이다.
둘이가 하나되어 새로운 환경에 적응해가며, 자신보다는 상대의 마음을 헤아려 아름다운 조화를 이루어가야 할테니까.
거리거리에 널려져 있는 혼수용품들 하나하나가 예사롭게 보아지지 않고, 하나씩 둘씩 떠나가며 들려주는 친구들의 행복한 투정들이 결코 멀게 느껴지지 않는 요즘같은 때일수록 , 스스로도 모르게 조금씩 조금씩 커져가는 욕심을 다스려가며 하루하루를 담담한 마음으로 차근차근 살아야겠다.
부족한 것 투성이 었던 과거는 과거대로 놓아두는 대범함(?)을 지니고서 다시한번 따사로운 사람으로 서고 싶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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