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 예수 오심을 축하하기 위해 장흥본당과 강진본당 신자분들이 우리를 방문하여 위문공연을 가졌었다. 나는 이 공연을 보고 공연 내내 눈물로 인해 제대로 관람할 수 없었다. 다른 모든 동료들은 그렇게 즐거워하고 손뼉을 치며 기뻐하는데 나는 그러지 못했다. 어린학생들의 재롱과 율동을 보면서 내집에 남아있는 두 아이들이 생각났기 때문이다.
지금쯤 내 사랑하는 아이들은 무엇을 하고 있을까? 혹시나 제 아비가 이렇게 푸른 수의에 민머리를 하고 십오척 담안에 갇혀 저희 또래 아이의 재롱에 눈물짓는 모습을 상상이나 하고 있을까? 사랑하는 아이들과 떨어진지도 벌써 2년의 세월이 흘렀는데! 아이들이 잘 자라고 있는지 무척 궁금하다. 나의 이런 모습을 보고 교무과 최주임님꼐서 위로한 격려를 해주었지만 공허한 마음은 가눌 수 없었다.
장흥본당 신자들의 위문과 최주임의 격려속에 성탄절을 보낸 나는 이제 아픔을 아픔만으로 지니고 살지 않고 사랑과 희망이 가득한 집에서 아이들과 함께 하는 삶을 꿈꾸며 남은 형기동안 철저한 자기반성과 재활을 다짐해본다.
사랑하는 두 아이들에게 굳세게 살아갈 것을 마음으로나마 전하며 아이 엄마에게도 고마움을 전한다.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