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우리 천주교 신자들이 교리에 대한 무지 때문에 별의식없이 죄를 짓거나 타종교로 전향하거나 냉담하는 이들을 많이 보아왔다.
얼마전 일이었다. 고향인 전북 정읍의 한 친구가 『후년인 93년도에 결혼을 한다』해서 『지금도 늦었는데 왜 결혼을 미루느냐』하니 『궁합을 보니 올해에 결혼하면 시아버지와 사이가 안좋다고 하기에 결혼을 미룬다』고 말하는 것이었다. 나는 하도 어처구니가 없어 『아니! 두 집안 모두가 신자 가정인데 궁합을 보는것에 가책을 느끼지 않느냐』했더니 『잘되자고 하는 짓인데 어떠냐며 주위 사람들도 다 그렇게 하더라』고 서슴없이 말하는 것이었다.
나는 주위의 많은 분들이 별다른 의식없이 점이나 궁합을 보는 분들이 있음을 알았지만 그들이 정말 아무런 문제의식을 느끼지 못하고 있음을 보고 실로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또 한 예를들면, 우리 본당은 아직 성전이 완공되지않아 가건물을 빌려쓰고 있는데 많은 분들이 성체조배 중인데도 의식없이 소란을 피우는 것이었다. 그래서 한분이 참다못해 감실과 기도중인 분들을 가리키며 그들에게 조용히 해줄 것과 사사로운 얘기는 밖에서 해줄 것을 정중히 청하니 버럭 화를 내는 것이었다. 기도중에 있는 이들이 당황하였음을 말하지 않아도 짐작할 것이다.
아마 이들도 세례받은 신자들이지만 감실과 성당에 대한 부족한 교리지식 때문에 그같은 황망한 일을 서슴없이 저질렀을 것이다.
우리 교회가 좀더 예비자교리에 충실하고 신자재교육에 관심을 가졌다면 이런 웃지못할 일들을 신자들이 아무 문제의식없이 행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바로 무지가 악인 것이다.
모든 신자들이 스스로의 신앙생활에 다시금 재반성하고 그리스도의 향기로서 이땅에 퍼져나가야 할 평신도사도직의 막중함을 인식하여 스스로 철저한 신앙의 재교육과 영성수련에 힘써 나아가야하겠다. 또한 교회당국에서도 더욱 철저한 예비자교리교육과 신자재교육에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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