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우리 부부가 미사중에 봉헌바구니 봉사자가 되는 날이었다. 일년전 나와 아이들만 성당에 다니다 이렇게 부부가 나란히 미사 봉사자가 되다니 꿈만 같고 기적이 따로 없는 것같아 연신 하느님 아버지께 감사를 드렸다.
미사중 봉헌바구니를 들고 보니 따로 눈둘 곳이 없어 마냥 바구니속만 쳐다보고 있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많은 감정이 교차되었다. 내가 다니는 본당은 아파트촌에 자리하고 있어 그래도 잘 사는 동네라고 볼 수 있는데 놀랍게도 봉헌자의 99%가 천원짜리 한장을 달랑 헌금하는 것이었다. 물론 많은 액수의 돈과 정성드려 봉헌하는 할머니의 모습도 보였지만 왠지 가벼운 봉헌바구니를 제단에 내려놓을 때는 마음이 무거웠다.
『이백명 정도의 신도수가 있는 개신교 교회의 주일헌금과 보통 이천이 넘는 본당의 주일헌금이 맞먹는다』고 어느 자매님이 열연을 토하던 모습이 떠올랐다. 물론, 하느님께서는 돈의 액수를 셈하시지않고 우리의 정성을 헤아리시는 분이시지만 하루에도 몇천원 몇만원을 써야하는 현실에서 하느님께 드리는 일주일의 몫이 겨우 천원짜리 한장이라면 깊이 생각해 볼 일이라고 느껴진다.
『너희의 재물이 있는 곳에 너희의 마음도 있다』고 하느님께서 말씀하셨듯이 정말 우리의 마음은 온통 재물에만 있는 것이 아닐까? 우리 모두 쓰다남은 것을 하느님께 바치는 것이 아니라 정성드려 준비한 맏배를 봉헌하는 겸손하고 가난한 마음을 지녀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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