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솔직히 평소 하느님에 대해 특별히 생각해 본 적이 없다. 영세를 받기 전, 아니 성당에 다니기 전까지만 해도 하느님과 예수님은 같은 사람인줄만 알았다. 하지만 교리를 받으면서 하느님과 예수님은 각각 다른분이라는 걸 알았고 더 나아가 하느님께서 이 세상을 창조하셨고, 하느님의 아들 예수님께선 이세상에 복음을 전하셨다는 걸 알았다. 햇빛, 물, 산, 동물, 식물 등을 만드신 하느님, 그분이 우리인간을 만드시지 않았다면 우리는 존재할 수 없다.
그러니까 나에겐 아버지가 두 분이신 셈이다. 아니 이세상 모든 사람에게…. 매일 뵐 수 있는 아버지와 기도를 통해 뵐 수 있는 아버지. 미사중 주의 기도를 노래할 때면 직접 뵙지는 못한 하느님이시지만 문득 떠오르곤 한다.
화분을 검은 상자에 넣고 햇빛이 비치는 쪽에 구멍을 뚫어 식물의 변화를 관찰하는 것을 배웠을 것이다. 그때 관찰 결과는 어떠했는가? 구멍 쪽으로 식물이 기울어져 자라나고 있을 것이다. 그렇다. 햇빛이 식물을 이끌어 주듯이 하느님께서 우리를 이끌어 주시는 것이 아닌가 싶다. 내게 닥친 어려운 일을 도와 달라고 기도하면 너그러이 도와주시는 분, 과자를 사먹을까 말까 망설이는 나를 올바른 길로 이끄시며 저금을 하게 하신분, 그때 당시는 뚜렷이 느끼지 못했지만 지금 생각하면 「과연 하느님이 도와주시지 않았다면 난 어떻게 되었을까?」하는 의심이 난다.
언제나 내 곁에 계실 하느님 아버지를 생각하며 당장 감사의 기도를 드리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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