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고, 얘들아! 또 싸우니?』
하루에도 몇번씩이나 놀다가 싸우고 난리법석을 떠는 아이들을 보면서, 덩달아 아우성치던 나의 목소리도 지금처럼 조용한 시간엔 그립기마저 하다.
국민학교 3학년이 되도록 여러 번의 방학을 보내면서 그렇게도 가고 싶어하고 머물고 싶어하던 친척집을 보내준다는 것이-그런 시간을 만든다는 것이 무척이나 어려우리만치 빽빽하게 들어찬 여러가지의 교습시간에 밀려-한번도 저희들끼리 집을 떠나본 적이 없는 불행한 현대의 아이들…(물론 잠깐의 캠프는 있었지만).
올해는 커다란 용기를 내어 아니, 솔직히 실토하면 부모의 아이에 대한 이기적인 것을 철폐하고 아이를 할아버지댁에 데려다 주었다. 그속에는 물론 아이들을 위한 자립이 시간내지는 친인척에 대한 혈육의 나눔이라 하지만, 한 학기동안 피곤해진 엄마의 휴식시간도 계산되어 있었다고나 할까?
하지만 이게 웬일인가?
아이들을 서울에 남겨두고 내려오는 차의 빈 뒷자석은 왜그리 허전하고 서운했는지…금방이라도 차를 되돌리고 싶던 심정하며….
허허로운 창밖에서 끼여 드는 찬바람만큼이나 주루룩 흐르던 내눈가의 눈물. 사람은 더불어 사는것인가 보다. 하느님은 결혼의 소명속에 자식들의 풍성한 번성을 원하고 계시듯이 아이들이 빠져나간 집안은 생명감을 잃고 잠자는 겨울나무처럼 마냥 조용하기만 하다. 오히려 아이들이 없으면 더 많은 나의 시간이 그야말로 오붓하기마저 하리라던 상투적인 잘못된 생각.
그 허전한 공간을 메꾸리 위한 시간들의 갈등속에 아무일도 손에 잡히지 않으니…아! 부딪히며 사는 우리의 삶이 이렇게 소중하고 아름답구나! 하는 자각이 들고, 하느님이 내게 원하시는 것은 역시 나만을 위한 독선적인 그 어떤일이 아닌, 어우러져 사는 더불어 사는 삶이셨나보다. 그리하여 당신이 보내주신 사랑의 열매들을 이 사회에서 당신의 영광을 위해 한 몫 다 할수 있는 훌륭한 사람으로 키워놓으라 라는 뜻이셨나 보다. 사회에 나가 일하기 보다 가정을 지키는 것이 더욱 어려운 현대사회의 여러가지 물질적 유혹을 이기고 진정한 한 가정의 어머니로 남아 당신에게 받은 보석들을 갈고 닦아 종합예술품으로 만드는 「종합예술사」의 자격을 주셨으리라.
올 겨울 방학은 아이들에게나 우리 부모에게 많은 것들을 체험할수 있는 커다란 발견의 날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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