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저것 다 아니라 해도 적어도 내 다음세대는 미신속에서 살지는 않을것이다라는 생각이 미치자 나는 더 주저할 필요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나는 아내에게 나의 각오를 이야기 했습니다. 내가 이제 미신 가정에서 뛰쳐나가 하느님에게 매달릴 터이니 혹시 내가 어찌되더라도 내 아들딸은 절대로 미신에 빠지지말게 하고 천주교 가정이 되게 하시오. 전쟁 나가는 사람 유언 하듯이 나의 각오를 듣고 아내는 걱정스러이 아무말도 못하였습니다.
나는 그날 좀더 일찍 성당에 가서 매일미사의 독서책을 읽고 있었습니다. 『너희도 아들이 빵을 달라면 빵을 주거늘 내가 어찌 생선을 달라는 네손에 뱀을 쥐어 주겠느냐』. 나는 이 구절을 자꾸자꾸 읽었습니다. 성수를 이마로 받으면서. 나는 기도했습니다. 『하느님 나의 모든 잘못과 우리 어머니의 모든 죄를 용서하소서. 우리 가정을 평화롭게해 주시고 모든 마귀의 장난에서 안전하게 하소서』하느님이 모든 죄를 씻어주시고 당신의 품으로 우리를 받아 주시기를 빌고 또 빌었습니다. 나는 가브리엘이라는 본명을 그날 받았습니다. 이어서 우리는 첫영성체를 했습니다.
차례대로 나가서 성체를 배운데로 두손으로 받아모시는데 내 차례가 다가오고 있었습니다. 나는 그만 가슴이 두근 거리고 호흡이 빨라지며 얼굴이 상기되고 갑자기 배가 아프기 시작하였습니다. 성체를 영했을 때 정신이 아찔했습니다. 집으로 오는길에 복통약을 사먹고 아마도 내가 너무 긴장하였던가 하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그다음 주일 두번째 영성체를 할때에도 똑 같은 일이 일어나므로 나는 무언가 신령함을 느껴 매일 미사에 참여하기로 결심하였습니다.
영세 후 성모당을 찾았습니다. 40년만에 신자가 되어 성모당을 찾았을때 그 감격은 이루 말할 수 없었고 아무나 붙들고 내가 신자라는 것을 이야기하고 싶고 또 이야기 하는 것이 그렇게 즐거울 수가 없었습니다. 오월은 성모성월이었습니다. 매일 새벽5시면 성모당에 오월 한달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가면서 우리 가정이 성가정이 되도록 기도했습니다. 그때까지 어머니는 내가 신자가 된것을 모르시고 또 혈압도 높아서 자극을 주면 안되겠기에 나는 십자고상과 성모상을 문갑게 숨겨 놓고 몰래 기도하고는 감추어 두고 출근하곤 했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의료보험 카드를 찾던 어머니에게 모든 것을 들켜 버렸습니다. 나는 차라리 잘됐다고 생각했으나 어머니의 충격은 굉장했을 것을 충분히 이해 할수 있었습니다. 그럴수록 더욱 하느님께 의지하여 간절히 기도했습니다. 어머니는 매사에 관심이 없으신듯 말도 없고 식사도 별로 않으시고 놀러나가지도 않았습니다. 그런데 몸이 갑자기 많이 가벼워 져서 하루종일 긁고 있으니 잠도 설치고 괴로워 했습니다. 밤잠을 못주무시고 괴로워하시므로 몸 뒤척이는 소리, 신음소리는 나를 몹시 괴롭혔고 나는 바늘방석에 앉은듯 잠이 도무지 오지 않았읍니다. 자다가도 일어나 하느님께 기도했습니다. 『하느님 살려주십시오. 우리가정을 성가정 되게 해주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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