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의 미래는 분명 밝을 것이다. 최근 서울대교구가 실시한 2천년대 복음화를 위한 첫번째 사제 연수회 결과는 이 같은 진단을 가능케 하고 있다. 참석이 가능한 교구 사제가 거의 모두 참석, 높은 관심도를 보인 이번 연수회에서 사제들은 자신들의 문제에서부터 본당사목 전반에 걸친 문제점들을 폭넓게 파악하고 있을뿐만 아니라 이에대한 해결방안까지 명쾌히 제시하고 있기때문이다.
「본당의 현실진단과 대책」이라는 주제가 말해주듯 이번 연수회는 교회를 구성하고 있는 구성원에서부터 제단체, 사목활동, 그리고 본당조직에 이르기까지 본당의 모든 것을 사제의 눈으로 살펴본다는 점에서 관심을 끈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오늘 우리교회의 현실에 비추어볼 때 사제들의 문제의식은 해결을 향해 보다 빨리 접근할 수 있는 지름길이 될수도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이번 연수회에서 사제들은 먼저 자신들의 신원에 대한 의식이 부족하다는 것을 비롯 공부를 하지 않는다는 것, 군림하고 지배하려고 한다는것 등을 문제점으로 제시했다. 문제를 지적하는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사제들은 반복되는 피정과 교육 등으로 사목자로서의 자질을 고양시켜 나가야 하며 이를 통해 내적인 성숙을 이루어야 한다는 것을 해결방안의 하나로 제시했다. 문제를 내안에서부터 풀어가려는 자세에서 우리는 이미 그 문제를 반 이상이나 풀고 있다는 생각을 해보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사제들은 문제해결의 또 다른 방면으로 평신도들에 대한 존중과 더불어 그들을 교회의 동반자로서 여겨야 한다는 점을 이야기했다고 한다. 본당운영이 지나치게 사제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다는 우려와 함께 지적된 동반자로서의 평신도의 위상은 참으로 중요한 부분이 아닐수 없다. 사제들에 의해 지적된 이 부분은 평신도 스스로 자율성이 부족하고 주인의식이 희박하다고 진단되고 있는 오늘 한국교회의 현실을 정확히 꿰뚫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서울대교구의 사제연수는 2천년대 복음화를 향한 작은 발걸음에 불과한지도 모른다. 그러나 올해부터 2천년까지 3단계로 나누어 추진되는 복음화를 향한 대장정에서 볼 때 이번 연수회는 변화와 개선의 중요한 키를 쥐고있는 사제들의 현실진단모임이라는 점에서 보다 큰 의미를 부여해 볼 수 있다.
흔히 사회가 변하기 위해서는 교회가 먼저 변해야 한다고들 이야기 하고 있다. 교회가 변하기 위해 사제의 변화가 앞서야 한다는 소리도 들려왔다.
이번 연수회는 사제 스스로 먼저 쇄신을 이야기 하고 변화를 논의했다는 사실에서 우리에게 희망적인 미래를 상상하게 해주는지도 모른다.
지금 우리 사회는 변화를 필요로 하고 있다. 아니 변화를 하지않으면 안될 지경에 빠져있다. 사회의 변화는 교회적 의미에선 복음화에 해당한다고 할수있다. 복음화는 바로 교회의 몫이다. 이번 사제연수회가 우리에게 주는 희망은 교회의 몫인 복음화를 사제가 앞서 이루고자 한다는 결심 바로 그것이라 보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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